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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윈도 밖 봄햇살 따사로운 일요일 오후 오랫동안 내 자리를 비웠으므로 작업대 밀린 일거리를 마무리 하느라 출근 했지 아님 남쪽으로 여행 나설 계획이 있던 날이다. 머그잔에 커피 한잔 담아 꽃몽우리 앉은 긴기아난 곁에 앉았다가 문득 어쩌면 지금 꽃다지 꽃이 폈을 거라는 어림짐작만으로 마음이 설렜다. 이 설렘 놓치지 않으려 갑작스레 소쿠리와 호미자루 싣고 부모님 묘소가 있는 밭으로 올랐다. 그래 내 이럴 줄 알았어~ 이 곳에 오면 꽃다지 네가 와 있을 거라 믿음이 컸지 ~ 꽃다지 꽃이 노랗게 오면 냉이 줄기에 힘 오를 때이고 난 가을까지 두고 먹을 냉이가 필요하다. 근무 중 잠시 외출이므로 쪼그리고 앉아 꽃다지꽃 주변으로 바지런하게 냉이를 켓다. 다듬을 시간도 없고 계곡에 앉아 씻을 시간도 없다. 일하던 중에..
30대 초반의 나이에도 아직 부모 곁에 함께 살아주는 작은딸 몇 년 전부터 친구 결혼식 다녀올 때마다 부케를 받아옵니다. 본인은 언제 던져 보려고 자꾸 받아 오는지 의문이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받은 부케를 100일 후 던져 준 친구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하네요. 작은딸은 내 솜씨를 믿으니 받아 오는 거라나..ㅎ 핑계 같지만 기분 나쁘지 않음은 사실 이 정도쯤이야 저에게는 일도 아닙니다. 배울 기회도 없었음을 고백하자면 저는 아마도 이런 재주를 타고났나 봅니다. 작은딸이 지난 초가을에 받아온 부케입니다. 몇 번 해 보더니 이제는 알아서 부케를 풀어 꽃을 나열하듯 펼쳐 놓고 옷걸이에 하나씩 걸어 말려 놓았네요. 부케는 누구에게 줄까요? 신부의 행운을 나눠준다는 의미가 있는 부케는 주로 결혼을 앞둔 ‘미혼..
작은딸의 도시 친구들이 여행을 왔답니다. 연락받은 딸에게 하루 휴가를 줬더니 밤까지 친구들에게 관광지 안내해 주며 지쳐서 돌아왔습니다. 잔뜩 움츠려서 밤 기온이 몹시 차요 ~ 하며 들어왔지만 그래도 자기방으로 쏙 들어가지 않고 내 앉은 자리 이불 밑으로 들어앉아 이 하루 벗들과의 이야기들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다정하고 재미나게 전해 주네요. 특히나 월영교 아래 초승달 보트를 타본 소감을 약간 들뜬 음성으로 쫑알쫑알 설명해 줍니다. " 엄마 타 봤어?" " 아니 큰 황포돛배는 타 봤어. 지난번에 사돈 내외분 오셨을 때~" "친구들과 초승달 보트를 타고서 내 곁에 엄마가 탔더라면 엄마는 크게 행복해하며 세상을 다 얻은 듯하겠지 생각했어. 보트 타고 있는 동안 꼭 엄마를 태워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언제가 좋..
겨울 초입까지도 새벽마다 밭에 오르는 랑이님 오늘은 좀 도와 달라하기에 도톰하니 옷 입고 새벽길 따라가 봤더니 복숭아밭도 자두밭도 온통 서리꽃 하얗게 앉아 있었다. 사진 몇장 찍는 그 짧은 찰나에도 발 시리고 손 시리고.. 21.11.29일 /아침 7시
친구들과 안동호 낙강 물길 공원 마지막 단풍을 즐기고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안동댐 물포럼 박물관으로 오르는 길 오른쪽에 위치한 고센 레스토랑으로 갔습니다. 이 레스토랑 정원 입구에는 순직자 위령비가 있지요. 거의 숨은 듯 자리하고 있어 대부분 사람들은 이곳에 위령비가 있음을 모릅니다. 저는 갈때마다 한 번씩 바라보며 이제는 잊혀진 그날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되새김하여 떠올려 보고 하네요. 이제 이 위령비의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들 조차 몇 안 남았지 싶어 저의 블로그 메모 기록란에 적어 놓아 봅니다. 제가 오래전에 들어서 익히고 있는 내용은 이러합니다. 40년 전 겨울 안동호가 건설되던 현장에 한파로 몹시 추운 날 오후였다 합니다. 추위에 떨고 있던 건설 노동자들 몇 명 모여 모닥불을 피웠는데 바람이 거..
산속에 위치한 복숭아 밭 오르는 길목에 지황 밭이 있다. 지난해 처음 이 곳에서 지황 농사를 보았는데 올해도 그 자리에 또 지황 농사를 짓고 있다. 올해는 스프링 쿨러도 보이고 듬성듬성 하던 지난해 보다 푸름도 더 윤나게 너풀거린다. 밭 가까이 가서 지황꽃 사진을 찍어 보려니 향기도 궁금하다. 한송이에 코를 박고 향기도 느껴보고프건만 남의 농사 밭 둑을 넘을 수 없어 줌 당겨 꽃사진만 찍었다. 사진 세장을 찍고 랑이님 옆자리에 다시 올라앉으며 우리도 약초 농사가 복숭아.자두 과실 농사보다 쉽지 않을까요? 물었는데 잠잠 --- 고요-- 코 대답도 없다. 쯥..ㅡ,.ㅡ;; 이 남자 목소리 크고 억센 여자 만나 장가갔더라면 지금 옆자리에 마누라는 없고 홀아비로 살 거다 분명!! 지황 꽃 사진 찍은 날 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