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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무미건조한 12월 계획 본문

♣ 마음뜨락

무미건조한 12월 계획

블로섬 2022. 12. 4. 16:33

나의 유년시절은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부모님께서 기독교인이 아니셨으니

크리스마스에 교회 주변을 기웃거려 본 기억조차 없다.

 

그런 내가 크리스마스 카드를 밤 새 만들기도 하고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을 수십 장씩 사서

예수님 탄생 의미도 모르는 색색의 글을 적었고

크리스마스 씰을 우표 옆에 덧붙인 다음

한 줌씩 들고 붉은 우체통에 넣었던 추억이 있다.

 

그 옆서들은 누구에게 보내졌을까?

그때에 내가 손수 만든 연하장들은 어느 님이 받으셨던 것일까?

 

올해도 어김없이 12월에 닿았다.

년중 계획표에 12월 할 일 들 중

연하장 준비하여 보내기가 메모되어있다.

 

생각해보면 올해도 감사한 분들 많지만

그분들께 연하장 보내기는 망설여진다.

왠지 유행이 지난 듯하여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쭙잖은 감성이 쉽게 오염된 까닭일 확률도 높다.

 

나는 연초에 지난해도 지키지 않은 이런 계획을

올해 12월에 왜 여전히 메모해 놓았을까?

 

윈도에 크리스마스 불빛을 달았다가 이틀 만에 뗐다.

3년 거듭 사용하려니 더러 불빛이 꺼져 있어 

트리가 외소해 보였기 때문이다.

 

트리용품들도 유행이 있는가 

오색불을 휘휘 감아 높게 세우던 트리용품들이 박스에 소중히 담겨 있어도 

외면해 버린 연하장처럼 지난해도 세우지 않았고

올해도 그 용품들은 세울 생각이 없다.

 

깔끔한 크리스마스 신재품 불빛을 구매하러 쇼핑을 나가보려 하는데

왜 서둘러지지 않는지...

가만 생각해보니 난 요즘 아무것도 의욕이 없는 듯하다.

 

겨울 바다를 보고 왔으면

그곳에서 동백꽃도 보고 왔으면...

 

지심도를 다녀와 볼까 

장사도를 다녀올까..

 

이렇듯 이루지 못할 계획만 자꾸 지켜야 할 약속 인양

확고히 잡고 있다.

 

탁상 달력에 동그라미 쳐진 병원 방문일 몇 개...

저 몇 개의 동그라미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나면

크리스마스와 연하장들은 더이상 생각할 틈 없이

12월도 금세 지났을 것이고 이런 생각마저 사라졌을 것이다.

 

22.12.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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