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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이 꽃나무를 처음 보고 불두화 일까? 하며 보아도 나무의 생김새와 나뭇잎의 생김새가 불두화는 아닌 것 같아 의문으로 또 보고 또 보고 눈에 담았습니다. 조금 옆 똑같은 나무 아래 "설구화"라는 팻말이 꽂혀 있네요. 하여 지금 이 꽃은 설구화가 물들기 전 색으로 확고하게 이해 되었습니다. 정원 있는 집에 살게 된다면 설구화 한 포기 심어 두고픈 생각도 마음에 담았네요. 다음 이 나무는 냉면 한 그릇 먹는 식당 정원에서 만났습니다. 마침 정원을 관리하고 계시는 분이 가까이 계시기에 이 나무의 이름을 물어보니 "백당나무"라 하셨어요. 백당나무는 나뭇잎이 불두화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리 보아도 백당나무는 확실히 아닌 것 같아요. 나뭇잎은 위에 설구화 나뭇잎이랑 닮아 있는데 꽃송이가 달라요. 그리고 나..
청주 다녀오는 기회가 왔다. 청주라는 도시 방문은 처음이라 정오무렵부터 오후 7시까지 대략 6시간 여유를 문화 공간 돌아보려 스케줄 메모를 하고 갔다. 제일 먼저 충북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조카를 만나 점심을 같이 먹었다. 점심 먹는 자리에서 나는 조카에게 충북대 오랜 역사가 증명하는 웅장한 건축들과 잘 어우러졌을 조경까지 캠퍼스 안내를 부탁했다. 내가 꼭 관람하고 싶던 박물관은 일요일 휴관이었다. 충북대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는 설명도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충북대에서 사진 한 장을 안 담아 왔음이.. 아쉽다. 사진 몇 장이라도 담아 왔으면 조카가 알려준 설명들이 생각나 이곳에 적어 내리기 쉬웠을 텐데 이제는 두 귀로 들어도 한 줄 메모 적기가 어려워졌음이 부정할 수 없다. 오후에 연구실에서 해야..
이른 봄 산속 추위 견디며 참나무에 표교버섯 종균을 넣는 일을 도울 때면 손 시리고 발 시리고.. 오들오들 떨며 일하게 되는데 힘듦 만큼 수확이 달달했으면 좋겠지만 십여 년 지속되도록 표고버섯만 훔쳐가는 도둑님 때문에... 글쎄 다른 것은 훔쳐가도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하게 표고버섯은 도둑님과 번갈아 수확하느라 정상적인 수확량에 50% 못 따지 싶다. 우리 노지표고버섯을 대기하고 기다리는 분이 여럿인데 보내주마 약속해 두고 따러 가보면 손톱크기도 남기지 않고 깡그리 가져가 버린 커다란 장화발자국 그 야속한 도둑님 때문에 봄가을 모두 주문받은 곳에 다 못 보내고 마무리되고 한다. 암환자 몇 분이 대도시에서는 햇볕에 말리기 힘들다고 어느 분은 굵게 썰어 말려 주세요 어느 분은 최대한 얇게..
작은딸의 성경책 함께한 세월이 오래라 요즘 가죽이 조금씩 벗겨지며 손에 가루가 묻어난단다. 새로 하나 구매하라 했더니 자신의 언니에게 선물 받은 성경책인데 언니가 자신에게 건네주며 담아준 간절한 기도를 자신도 아직 그대로 기억하고 있으니 바꾸지 않고 오래오래 사용하고 싶다는 사연을 말해준다. 하여 내가 두 딸의 기도를 소중히 여겨 가죽 벗겨짐의 고민을 해결해 주겠으니 스티커 쳐리가 된 가죽을 구매해 주거라 청했다. 나야 학창 시절에 교과서 겉표지를 나름 예쁜 종이로 포장하여 사용하던 세대 아니던가 내게 그다지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성경책 아랫면에 있던 단추를 떼어내어 낡아서 사용하기 거북한 중간 지퍼를 떼어낸 자리에 여미는 단추로 사용하도록 하는 작업으로 재단하고 모양내고 열고 닫을시 단단하도록 표시..
한식날 점심 식사 후 잠깐 짬 내어 친정부모님 묘소를 다녀오겠노라 했다. 곁에 있던 랑님이 같이 가자 하기에 혹여나 민들레 있으면 함께 케오자 하고서 농사용 바구니까지 챙겨갔다. 부모님 묘소가 있는 밭은 지난해 가을부터 묵힌 밭이 됐지만 남동생이 수년 주말마다 정성을 다해 가꿔오던 밭이기에 매화꽃 속에서 남동생이 일하는 모습도 만나질까 그리움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였다. 누나들이 봄마다 매실청 담을 매실을 많이 사더라고 앞으로 매실은 자신이 공수하겠노라 큰소리치고 심어둔 매실나무에 연분홍 매화꽃이 한 밭 가득이어도 남동생은 다녀간 흔적이 없다. 지난겨울 전지 하지 않고 그냥 방치했으니.. 쭉쭉 제 마음대로 뻗은 가지마다 빼곡 피어있는 매화꽃들이 왠지 주인 잃은 듯 안쓰럽게 보인다. 밭 입새에 체리나무 몇 그..
없다고 굶어 죽는 것도 아닌데 제철 나물에 욕심이 많은 편이다. 이 맘 때를 놓치면 못 사고 넘어 갈세라 눈개승마 3킬로를 샀다. 다듬으려고 펼쳐 놓고 보니 깔끔하니 더 이상 다듬을 것 없어 기분 좋았다. 보들보들할 때 재빨리 데쳤다. 3kg 모두 데쳐 찬물에 세 번 헹궈 30분가량 물에 담가 놨다가 소쿠리에 건져 30분 물 빠짐을 기다린 후 훗날 한 봉지씩 꺼내 먹을 양으로 지퍼팩에 나눠 담아 보니 무려 여덟 봉지 된다. 냉동고에 차곡차곡 얼려둔 30봉지 가까운 냉이 옆으로 눈개승마 여덟봉지를 바짝 붙여서 쌓았다. 엊그제는 머위나물을 사서 지금 먹고 있는 중이라 눈개승마는 두고두고 찬거리 없을 때 한 봉지씩 녹여 조물조물 맛나게 양념하여 먹을 요량이다. 가끔 육게장 끓일 때도 요긴하게 사용한다. 머위나..
이봄!! 여기도 이제야 기다렸던 벚꽃이 피기 시작한단다. 나는 꽃길로 출발한다. 가능하면 벌 되고 나비 되어 꽃 속을 삿삿이 누비고 싶다. 이 핑계 잡고 딸과 점심무렵 한 시간 데이트를 누렸다. 우리의 웃음이 벚꽃 사이 사이 무수히 스며든다. 딸이 내 앞에서 꽃 한번 내 한번 번갈아 담고 있다. 나는 점점 더 크게 웃었다. 24.04.02일/오후
아빠의 46년간 이어온 전업을 받으려고 전공 자격증 취득 후 지난 만 8년간 아빠 곁에서 세심하니 배워 익혔으니 이제는 모두 맡겨도 손색없다. 는 아빠의 판단으로 지난달에 이빠에게서 사업장을 자신의 것으로 인수받은 딸. 아빠의 복숭아 수입이 있을 때까지는 생활비 일절 모든 지출을 책임지겠다는 계약도 했다는 말 들었으나 나는 왠지 찬거리 시장비용 달라는 말이 쉬 나오지 않는 것이... 딸에게 돈 받아 쓰기가 내 주머니 돈 아닌 것 같아 어렵구나 했더니 그날로 딸카를 하나 만들어 주며 자신 눈치 보지 말고 사용하라 하기에... 친구들 만나 맛난 식사 한 끼 하고 딸카로 첫 계산하고 들어온날 딸이 나에게 엄마 그 식당에서 뭐 먹었기에 셋이서 한끼 식사비가 그렇게 많이 나왔냐고 물어 왔다. 난 갑자기 당황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