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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면서선물용 주문이 늘었었다. 지난 수년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주문 양이지만그래도 오랜만에 메모 보며 차례대로 만들고포장하여 택배 보내고 하느라며칠간 고개 아프고 손 아프도록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 산언덕에 올라 망개나무줄기를 꺾어아이들과 함께 집 안에 트리 꾸미고 했던크리스마스도 지나왔고 무리 지어 캐럴송 부르며동네방네 누볐던 크리스마스도 지나왔고 밀감 박스를 열어 놓고 따스한 잔치국수를 삶아 놓고수십잔의 꿀차까지 준비하여캐럴송이 우리 집을 다녀가도록 기다렸던..그때의 크리스마스도 지나갔다. 올해는 포인세티아 분 하나를 사 와서거실에 놓아두고픈 생각만 여러 번 하다가 그 또한 실천하지 못한 크리스마스가 되었지만 그래도..그럼에도.. 2kg이 담긴 복숭아 통조림 20개는 감사..
영탁 콘서트 1 안동 편 때 다녀왔었다.그날은 작은딸이 아빠 생일 선물로 표 두 장을 예매해 줘서 난생처음 콘서트라는 것을 경험했었다. 그 후 영탁 콘서트 2 안동 편이 또 있었지만 내가 영탁의 열열한 팬은 아니라서 꼭 참석해야지 하는 갈망은 없었다. 조카의 친구라는 그 의미만으로도유명한 가수 되어 그 명성이 오래도록 흥하는내 기도 속 대상으로는 쉬 변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거리에 영탁 안동콘서트 3 현수막이 가로등 아래로 걸렸던 어느 날영탁 콘서트 입장권 2장을 딸에게 생일 선물 받았다는 언니의 자식 자랑 섞인 소식 만으로 난 마치 내 일인양 설렘이 됐다. 영탁 콘서트 날짜가 가까워지며질려에게서 영탁 앤 블루스 팬 클럽 옷 두 벌을 추가로 사서 보내왔다 했었고응원봉도 신제품으로 받았노라 형부 들뜬 ..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하루였다.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아플까 긴장하게 되는 오후 시간을 보내고 평소 보다 30분 일찍 퇴근하고 귀가했다. 일찍 누워 쉬어 보려 바로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 침대로 향하며 폰을 열었다. 컨디션 좋지 않아 폰을 들여다보지 않았기에 8시 이전에 도착한 친구의 청첩장 문자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안방으로 향하던 걸음 잠시 멈추고 청첩장 클릭을 했다.예식을 알리는 아주 평범한 인사 말이 읽히고..그다음 다운로드 하라는 클릭창이 파란색으로 크게 보이며상세한 내용은 클릭해서 보란다. 아무 의심 없이 다운로드를 클릭했다.예식 날짜와 장소 시간을 확인하고 일정표에 메모를 해야 했기에다른 일정에 중복되는 날짜가 아니기만 바라며... 그런데 기대하던 창이 열리지 않는다.두 번 세 번 자꾸 클..
가까이 있어도 자주 찾아오기 쉽지 않다.퇴근 후 작은딸과 둘이 월영교 야경 속을 걸어보자고 왔다. 별들이 야경에 숨어 아쉬웠지만그럼에도 바람은 잠잠해서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밤 낮 상관없이 북적거렸던 장소인데 조용하니 단 둘이 걷노라니 적막하고 썰렁하고 이상하다. 앞서 걷는 딸을 불러 세웠다. 월영정을 턴하여 돌아가자 했다.왠지 그래야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어렵사리 나왔는데 엄마 추우면 따스한 차 한잔 마시고 가잖다.월영교가 마주 보이는 찻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처음 들어가 보는 카페인데 내부가 크고 넓었지만 우리 둘 외 두 테이블만 젊은 연인들이 앉아 있었다. 월영교도 조용하고 카페도 조용하고.... 나는 시클라맨이 고요히 놓인 테이블에 앉아작은딸이 들고 오는 자몽 한잔 기..
이 캘린더는 뭘까요? 이 주제로 매일 글을 적으라는 것인가요? 바빠서 틈 나는 데로 가끔 들여다보는데 오늘 이 캘런더는 무슨 뜻인지 저는 이해 못 하고 있네요.
지나간 봄날에 이웃 벗이 초분으로 사서내게 안겨준 '칼리브라코아' 매장입구에 놓아둔 진주 다육분에 더부살이로 심어 놨었다. 다육진주는 햇살 비취면 노랗게 작은 꽃을 피우는데칼리브라코아 붉은 꽃과 함께 어우러져 무성하게 핀다면엄청스레 사랑스러운 모습이 될거라는 기대로 물 주기를 자주 했었다. 다육진주 노란 꽃도 칼리브라코아 붉은 꽃도햇살 비취면 피고 해 넘어가면 같이 져버리니 낮에는 사랑스레 관심 어린 눈길을 받지만 해 지면 볼품없을 만큼 소박하기만 하여아무도 관심 없는 화초다. 오늘 꽃분에 물 주기를 하며 보니어째... 줄기마다 누런 잎이 더러 보이고 생기도 잃어 보이고...그런데 무언가.. 낮 섬이 있다. 꼬물꼬물... 저건 뭐지....넌 누구... 맙소사 섬서구메뚜기 새끼들이다. 하나 둘 셋...
직업 군인 조카 안전 걱정에가슴 조림으로 잠 설치는 긴긴밤은일어나지 않을 한 가지 일을 만 가지로 늘여 걱정하는 나의 개꿈이었나 소파에서 새우잠 깨어거실 커튼을 양쪽으로 걷어 묶는 순간 붉은 태양 솟음 만났다. 분명 어제 아침도 엊그제 아침도 이 광경 그대로를 보았건만 오늘처럼 눈물겨운 위로가 되지는 않았었다. 저절로 감사 기도가 입술 밖으로 쏟아지고아무 일도 없는 이 아침이 견 줄 수 없는 평안이다. 가장 평범함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 말...이 하루의 아침을 환희 밝히기에 적당하다. 24.12.03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