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밤 데이트 본문
가까이 있어도 자주 찾아오기 쉽지 않다.
퇴근 후 작은딸과 둘이 월영교 야경 속을 걸어보자고 왔다.
별들이 야경에 숨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바람은 잠잠해서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밤 낮 상관없이 북적거렸던 장소인데
조용하니 단 둘이 걷노라니 적막하고 썰렁하고 이상하다.
앞서 걷는 딸을 불러 세웠다.
월영정을 턴하여 돌아가자 했다.
왠지 그래야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어렵사리 나왔는데 엄마 추우면 따스한 차 한잔 마시고 가잖다.
월영교가 마주 보이는 찻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처음 들어가 보는 카페인데 내부가 크고 넓었지만
우리 둘 외 두 테이블만 젊은 연인들이 앉아 있었다.
월영교도 조용하고 카페도 조용하고....
나는 시클라맨이 고요히 놓인 테이블에 앉아
작은딸이 들고 오는 자몽 한잔 기다리며 분홍 한컷 ~
밤 11시30분
영업 종료를 알리는 맨트가 잔잔한 음악을 잠시 멈추며 들린다.
둘이서 못 다 마신 차를 들고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짧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시간 여유... 사치 아닌 필수라고 작은딸이 나에게
마음껏 누려도 된다 하지만 ㅎㅎ
글쎄...
내 게으름이 내게 이런 시간을 자주 허락 하려는지...
이론은 쉬운데 실 생활이 늘 남 얘기 같다.
24.11.10/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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