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321)
아름다운 블로섬
설날 아침 차례제사 모시고 제수 설거지 끝낸다음 시댁질부 친정 못가고 시숙모 되는 나에게 잡혀 있을까 눈치 보여 서둘러 큰댁을 빠져나왔다. 오전 11시경 큰댁에서 나온 우리 가족은 곧바로 나의 친정부모님 묘소 찾아가서 세배를 함께 드렸고 더 이상 찾아갈 곳도 찾아올 사람도 없는 명절이라 셋이 가까운 거리 나드리 나서본다. 아침부터 서둘러 떠나면 좀 먼 거리라도 다녀오련만 오후 반나절만 허용된 시간이라 포항으로 가서 스페이스 워크 체험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고속도로는 막힘이 없었는데 강구에서 포항까지 도로는 양방향 차량들로 빼곡히 마치 같은 목적지에 단체로 움직이는 일행들처럼 이동했으므로 평상시보다 한 시간가량 더 소요되었다. 스페이스 워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40분경. 명절이라 관광객이 많은 것..
잡곡밥 싫어라 하는 랑님과 작은딸 입맛에 맞추느라 잡곡밥 좋아라 하는 저는 저 혼자 먹자고 잡곡밥 안하게 됩니다. 가끔 아주 가끔 콩밥이 먹고파서 은근슬쩍 서리태를 몇 알 넣어 랑님 밥공기에 담지 않고 내 밥에만 몰래 숨겨 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밥 맛이란 것이 콩을 숨겼다 해서 콩밥이 아닌 것이 아니기에 그리고 밥 색이 뽀얀 것을 좋아하는데 서리태콩의 보랏빛색으로 물듦을 감출 수가 없으니.. 어느 친구가 내 수다를 듣더니 청서리태콩을 밥에 섞어 먹으면 거므스레 물듦을 약간은 걱정 덜 수 있다 하기에 올해는 청서리태를 사서 실험 삼아 몇 개 섞어보니 그러게요 보랏빛으로 검은 물 스며듬은 없었지만... 서리태 콩맛은 아닌지라... 나중에 이쁜준서님께서 "선비콩"이라 알려주셔서 이제는 그것을 청서리태로 안 부..
난 평소 린 가수의 노래 듣기를 즐긴다. 요즘 현역가왕에서 린을 매번 만날 수 있어 빠지지 않고 그녀의 노래를 듣고 보고 흐뭇한 짝사랑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방영되는지라 화요 밤은 잠이 모자라도 다음 날 피곤을 느끼지 못할 만큼 편안하다. 오늘은 현역가왕 마치는 시간 이어서 사우디와 아시안컵 축구 경기가 생방 된단다. 잠을 포기하고 축구 응원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홀로 앉아 조용히 응원할까 하다가 그래도 축구경기는 여럿 어울려 응원하는 것이 더 재미나기에 만약 승리까지 한다면 그 기쁨을 함께 키울 동지가 필요하기도 하고ㅎ ㅎ 잠든 랑님을 두세 번 불러 깨워 축구 경기 시작을 알렸다. 계속 자련다 하면 재촉하지 않으려 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쉽게 일어나 티비 앞에 나와 준다. 다음은 작은딸 방을 노..
손녀는 신정날 다녀가고 인사동 모임 있던 날 청량리에서 만났고 그리고 며칠 전 큰딸 내외 조문하러 오는 길에 따라와 일곱 살 맞이 생일 파티도 했었다. 또래들 보다 작고 왜소하게 크니 또래들보다 옷도 한 치수 작게 입는 손녀인데 이달에 나와 세번 만남을 할 때마다 제법 키가 크는 변화를 느끼겠다. 설날이 다가온다. 지난해 입은 한복이 맞지 않을 것 같다. 는 생각을 했다. 세뱃돈으로 한복하나 장만해서 보내주려 검색해 보니 39.000원 ~ 41.000원이면 살 수 있는 한복이 많았다. 큰딸 카톡으로 여아한복 사진 몇 가지 보내며 손녀에게 이 사진들을 보여주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사이즈와 함께 나에게 알려주면 세뱃돈 대신 사 보내마 설날 입히도록 하라 적어 두었다. 한복 모델 여아들이 너무도 이쁘다 어쩜..
친지님 장례를 알리는 문자를 보냈더니 조문을 하기 위해 큰 딸네가 퇴근하고 비 내리는 고속도로를 멀미하는 아이 태우고 달려오느라 늦은 시간 도착하였다. 손녀의 생일 파티 하기에는 날짜가 많이 빠르기는 하지만 만남을 했을때 생파를 당겨 해주려 급하게 준비했다. 퇴근길에 제과점에서 손녀가 좋아할 만한 케이크를 사놓고 지난번 거제 이수도에서 내 생일 파티 이벤트 용품들을 한번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워 내가 손녀 주려고 챙겨 왔었는데 그것들을 꺼내 놓았다. 왕관을 찾으니 그날 숙소에서 버리고 왔는가.. 없어 케이크 포장 끈으로 급하게 머리띠 하나를 만들어 머리에 올려주었으나 손녀는 그것도 흡족하니 예쁘다 해 줬다. 준비 없이 급하게 모여 늦은 밤에 짧은 파티를 해 주었는데 손녀는 이벤트 차림을 벗지 않고 오래도록..
가끔 우울한 마음이 불쑥 솟구치는 순간이 오면 아무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고 나도 모르게 주룩... 닦아도 닦고 참으며 돌아서도 시도 때도 없이 눈물 주룩 흐르는 탓에 엔간하면 좋은 생각만 하고 엔간하면 긍정의 상상만 하려 노력하곤 한다. 하루 한 시간 산책 삼아 걷기를 할 때 귀에 이어폰 연결하여 좋아하는 곡 듣기 즐기는데 오늘은 내리막 길에서 전신줄 오선 긋는 사이 저 높이 뱅기 지나는 직선의 구름이 보였다. 주머니에서 폰 꺼내 듣고 있던 음악 끄고 카메라를 클릭하고서 30배 줌 당겨 사진에 담았다. 사진을 확대하여 보고 섰노라니 문득 지난밤 꿈 생각이 나고 잘 참고 있던 그리움 솟구쳐 또다시 울렁 주룩 눈물이 흐른다. 패딩 점퍼 소매 끝으로 눈물을 닦을 수도 없고... 갑자기 쏟아진 눈물 참으려 제트..
살다가 어느 날 불쑥 누군가에게 축하해 줄 일이 생기거나 위로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흔쾌히 모이자 하고 서로 같은 무게의 반가움으로 마주 보며 웃음 아끼지 않는 벗들 어쩌다 삶의 힘듦과 아픔을 내려도 격려와 위로가 부담스럽지 않은.. 내 소중한 벗들 만나러 인사동으로 갈 때 나는 그녀들 목을 따스하게 감싸줄 작은 목도리 3개를 짜서 들고 갔다. 점심 메뉴가 뭐였더라? 요리는 안 먹고 수다만 쏟았던가 ㅎㅎㅎ 그리 많은 비가 내리고 있지도 않았건만 천정 어느 부분은 비 세는 부분도 있었으니 그만큼 오랜 세월 버텨온 듯한 한옥식당에 자리하고 비싼 요리를 먹고 왔음에도 카메라에 먼저 먹이지 않은 탓에 일주일 지난 지금 기억에도 없어진 메뉴가 되고 말았다. 이러다 훗날 누구를 만나고 왔더라? 하는 거 아닐까 무섭..
분명 내 손길 자주 닿을만한 곳 어딘가에 잘 치워 두었다 싶은데.. 그 잘 치워 두었다는 것이 너무 잘 치워서 아무리 찾아도 없다. 출근 전에 찾다 찾다 결국 못 찾고 가게 작업대 부근에 찾으면 나오려나.. 하고 틈틈이 찾아보았지만.. 재료 넣어둔 서랍장을 다 뒤지고 그것이 들어갈 크기가 안 되는 곳까지 삿삿이 살폈으나.. 헛 수고 했다. 어디에 뒀을까. 치웠으면 여기 일 텐데 그것이 있어야 하는 여기에 왜 없는 것일까. 하루가 심란하게.. 흐르고.. 퇴근 후 한 참 지나 자정이 가까운데 잠자리 누워 문득. 퇴근 준비 할 때 내 작업대 앞에 작은 난방기를 껐는지 ? 안 껐는지...? 만약 안 끄고 퇴근했다면 과열로 인해...연결되는 황당한 생각까지하다가 벗어 두었던 옷 다급히 챙겨 입고 허겁지겁 현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