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마음뜨락 (135)
아름다운 블로섬
어제저녁 내 매장 앞 풍경이다. 거친 비바람에 차들이 멈춰 서고 거리를 걷던 사람들도 한순간에 사라지고.. 저녁 8시 좀 이른 퇴근을 했는데 그때는 억수같이 퍼붓던 비도 멈췄었다. 과원에 나무들 꺽였을까 걱정되어 잠 설치는 긴 밤이 지나고 새벽 4시 30분 산으로 올랐다. 산비탈길도 골패인 능선길도 어제저녁 비바람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는 듯 그래서 나에게 고자질이라도 하겠다는 기세로 꺾인 잔가지들 어설프게 널브러져 진입부터 막는다. 치우고 피해 가며 과원에 들어서니 흥건하게 젖은 복숭아 나무들과 밭작물들... 수확 중이던 오디는 그대로 사방 흩어져 흙과 함께 섞였고... 하늘이 하는 일 내 힘으로 어쩌랴마는.. 하루하루 늦어지는 순번을 기다리며 오디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선주문 주신 분들 원망 섞인..
새벽부터 과원에서 오디 따고 주문받고 택배 싸고 배달하고.. 복숭아 봉지 씌우고 .. 저녁에는 작업대에 밀려든 액세서리들 만들고 밤마다 어미 몫, 아내 몫의 가사일 하고.. 6월은 하루 24시가 모자라 몸이 세 개 즘으로 늘여 분담 나누고픈 생활의 연속.. 가끔 내가 숨은 쉬고 있는가.. 확인하게 되는... 오늘도 여전히 그런 하루였네요!! 하지만 내일은 오디 따기 쉬어 가겠어요. 지금 창 밖에는 비가 내리는 수준을 넘어 퍼붓고 있으니까요..^0^ 방금 내일 배달해야 하는 여러 곳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비 내려서 내일 새벽 오디 따기 없습니다. 날짜를 하루 이틀씩 미뤄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앗싸 ~~ 더도 덜도 말고 딱 2시간만 더 자야지~~~~ 23.06.10일 저녁
장뚱어탕을 맛보려고 저녁 식사 시간 맞춰 낙안에 예약된 해밀민박집에 도착했다. 모든 끼니를 현지 음식으로 사 먹으려 했으니 팬션이 필요 없어 민박으로 저렴한 선택을 했다. 어느 블로그 추천글 보고 민박을 예약하려 전화 통화 했을 때와 예약된 날을 일주일 미루는 통화 할때처럼 민박집 사장님은 여전히 매우 친절하셨다. 처음만남이지만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의 사장님께 낙안에서 장뚱어탕 맛나게 하는 집 추천해 달라 했었고 소개받아 찾아간 식당은 "사또밥상" 짱뚱어탕과 꼬막전 꼬막무침 그리고 삶은꼬막이 한상에 올려지는 사또 정식은 우리 일행들에게 아무 불만 없는 매우 흡족한 식사가 되었다. 1인 22.000원 x 6 술 마시는 가족이 없지만 소주 한병(5.000)을 주문하여 여섯잔의 건배잔을 나눔 했었고 나는 ..
나 어릴 적 부친을 부를 때 아부지 아부지 했었다. 친구들은 모두 아빠아빠 라고 부르던데 그 아빠라는 존칭이 왜 그렇게 부럽던지.. 어느 날 아부지께 나도 아빠라고 부르면 안 되느냐 여쭤봤었다. 부친께서는 아빠라는 말은 물 건너온 단어라 하셨다. 아버지께서 기억하고 계시는 선조 때부터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는 양반은 본 적이 없다 하셨다. 내 나이 17살에 아부지 천국가시던 날까지 나는 단 한 번도 아빠라는 존칭으로 선친을 불러본 기억이 없다. 서른 이전에 시집간 딸은 지금도 자신의 아버지를 아빠라고 존칭 한다. 시집가서 본인도 자식을 둔 어른이 되었어도 어쩌다 만나는 친정 부모 앞에서는 어리광 부리고 싶을 터이니 아빠를 아버지라 존칭 바꾸라고 나는 애써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결혼 안 한 작은딸은 서른..
양양으로 가족 여행 가는 날 철암을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도 못한 여행길이었다. 고속도로보다 국도가 더 빨리 도착할 거라는 네비의 안내에 따라 봉화를 지나고 태백길로 들어서더니 앗 여기가 어디냐 철암이라 한다. 철암이라면 쉬어가자 이곳을 어릴 때 엄마 손잡고 딱 한번 다녀가고 외숙모님 요양병원 계실 때 병문안 한번 다녀가기는 했지만 처음은 너무 어릴 때라 이 지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고 두 번째는 그냥 지나쳐 버린 철원이었다. 오늘 여기까지 두 시간 이상 운전 해 왔고 목적지 양양까지 닿으려면 남은 길도 멀테니 이 즘에서 점심이라도 먹고 가자 했다. 비는 왜 그렇게 하염없이 내리는지.. 받쳐든 우산이 바람에 날려 두 손으로 힘줘 움켜쥐어야만 간신히 머리 위에 세워졌다. 철암 탄광문화장터를 걸어 보았다. ..
대구를 다녀오겠다 했다, 오늘은 차 안 가져가고 고속버스 이용하겠노라 했었고 왜 차를 안가져 가느냐 물어 오기에 비도 내리고 .. 낯선 도시 낮선 장소 주차 문제도 있고.. 그런 대화를 하다 씻고 오니 작은딸이 내 폰 들고 고속버스 앱 다운로드하여 왕복 버스표를 예매해 놓았다. 결제를 자신의 교통카드로 하였으니 혹여나 돌아오는 버스 시간 변경해야겠거든 자신의 카드로 예매 취소 후 다시 타고 올 버스를 예매하라는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도 줬다. 큰딸도 작은딸도 내가 대중교통으로 도시 나드리 나가는 날은 나에게 매우 친절히 내가 다녀야 하는 노선을 메모까지 해 주며 상세하게 안내해 주는데 나는 매번 이런 친절을 행복하니 받아 고마워하고 있다. 안 알려줘도 이 정도 즘이야 나 홀로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싶지만 ..
친구가 마당에 심을 수사해당화 한 포기 사러 가겠다기에 나도 꽃구경 하고픈 마음으로 따라갔다가 수많은 꽃들 사이에서 가녀리면서도 다소곳한 '패모' 발견 흙길 걷다 옥구술이라도 주운 듯 반가워 4.000원 지불하고 두 손에 고이 모아 쥐고 왔다. 크기가 적당한 분이 없어 분갈이 하지 못하고 초화분 그대로 3월 말경 친구들과 여행 갔을 때 버리지 못하고 들고 온 찬원님 컵 홀더로 옷 입혀 줬더니 쨘 ~~~ 찬원님이 더 이쁜가 패모가 더 이쁜가 올려 보아도 어여쁘고 내려 보아도 흐뭇하다. 23.04.16/오후
봄이 시작되면서 거리에 꽃을 심어두는 고마움 아마도 시에서 시민들 마음에 선한 영향력 끼치기를 바라는 의도였지 않을까요? 횡단보도 신호대기 보도블록 위 커다란 꽃 화분 속에 여린 꽃들 사이로 담배꽁초 버리시는 분. 꽃들을 모두 죽이면서까지 재떨이로 사용하시면 흐뭇하십니까? / 일회용 장갑 찾아들고 가서 쑤셔 박아두는 담배꽁초들 꺼내 주었으나 나도 이 냄새나는 담배꽁초 어디에다 버려야 할지 까마득합니다. ㅠ 가게 쓰레기 통에 넣자니 가게 안이 온통 담배 냄새 번질 것 같고 비닐에 꽁꽁 묶어 한번은 내 손으로 해결했으나 부탁하건데 제발.. 이쁜 꽃 살려두고 오래동안 같이 봅시다. 23.04.14/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