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양양으로 가는 길 철암을 지나며 본문
양양으로 가족 여행 가는 날
철암을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도 못한 여행길이었다.
고속도로보다 국도가 더 빨리 도착할 거라는 네비의 안내에 따라
봉화를 지나고 태백길로 들어서더니 앗 여기가 어디냐
철암이라 한다.
철암이라면 쉬어가자
이곳을 어릴 때 엄마 손잡고 딱 한번 다녀가고
외숙모님 요양병원 계실 때 병문안 한번 다녀가기는 했지만
처음은 너무 어릴 때라 이 지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고
두 번째는 그냥 지나쳐 버린 철원이었다.
오늘 여기까지 두 시간 이상 운전 해 왔고
목적지 양양까지 닿으려면 남은 길도 멀테니
이 즘에서 점심이라도 먹고 가자 했다.
비는 왜 그렇게 하염없이 내리는지..
받쳐든 우산이 바람에 날려
두 손으로 힘줘 움켜쥐어야만 간신히 머리 위에 세워졌다.
철암 탄광문화장터를 걸어 보았다.
이곳은 10일에 한 번씩 재래시장이 열리고 있다는데
오늘은 비 내리는 탓도 있지만 장날 또한 아니라서 주차장이 조용했다.
반갑게도 그 장터에서 물닭갈비 간판이 보였다.
여기까지 와서 물닭갈비 먹고 가야죠 ~
내가 강하게 추천했다.
비 내리지 않았으면..
아니 비는 내리더라도 바람이 불지만 않았더라도..
철원의 여기저기 더 둘러보고 싶었는데..
비바람에 옷도 젖고 우산이 자꾸만 뒤로 도망 가려하니
폰으로 찍는 사진조차 즐길 수 없어서..
칼칼한 물닭갈비 맛나게 먹은 것으로 만족하고
다시 시동 걸어 양양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철암역 선탄시설은 광산에서 채굴한 석탄을
크기별로 분류하고 가공 처리해 저장했다가
소비자가 요구하는 석탄을 기차로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일련의 과정이 이뤄지는 시설로
지난 1939년 일제강점기에 건설됐다.
국내 최초의 무연탄 선탄시설로 아직까지
대부분의 시설이 완전하게 보존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석탄산업사의 상징적인 주요 시설물로 인정받아
지난 2002년 등록문화재 21호로 지정됐다.
오래전 이 길을 지날 때
유리공예 전시관이 현 위치 아닌 곳에 있었던 기억 있는데
오늘은 네비 따라오다 보니 새로이 자리 잡은 유리공예 전시관 앞길을 지난다.
다행히 비가 철원에서 보다 적은양이 내리고 있어
내가 또 쉬어가자 했다.
셋이 우산들고 매표소 앞으로 갔다.
매표하기전 유리전시관 내부 안내지도를 보니 대부분 야외 전시관이다.
이곳도 우산 없이는 관람이 어렵겠다.
제주에서는 실내에서도 귀한 작품들 볼거리가 많았는데
아쉽지만 관람을 포기했다.
2층난간에 위험하게 앉은 피노키오와 눈 맞춤 한번 더 하고
폰카에 사진을 추가로 찍은 뒤
또다시 양양을 향해 출발 ~~~
양양에서 손녀 만나 이 사진 보여주며
너를 만나러 오는 길에 피노키오를 만났었어.
저렇게 위험한 자리에 앉아 나에게 어디를 가냐 물어 오더라
내가 답했지.
네가 바닷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내가 너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
그랬더니 피노키오가 나더러 너를 만나면
꼭 보고 싶다는 안부를 전해 달라고 목소리 크게하여 외치더구나 ~
이렇게 동화처럼 말 꾸밈 했더니
6살 손녀가 나에게 답하기를
외할머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 피노키오를 다시 만나면
예원은 멀미 때문에 피노키오가 보고 싶어도 갈 수 없다고 답해 달라한다...
에효... 괜한 말을 했나 ..여행이라는 생각만 해도
멀미에 시달리는 손녀가 쟌 하다.
23.05.05/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