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마음뜨락 (135)
아름다운 블로섬
22년 11월 21일 중앙고속도로 이 길을 달려 서울로 올라가던 날 그날에 마음은 두려움으로 착잡했었습니다. 그 후 3달 가까이 일주일마다 2주일마다 대학병원 진료받으러 오르내리며 마음 편하게 연화봉을 올려다본 기억이 없어요. 오늘은 왠지 마음이 맑아요. 오늘 진료는 좋은 결과 있을 것 같은 예감. 설경으로 선명하게 가까이 보이는 연화봉 올려다보며 포르르 ~ 뛰어올라도 좋을 듯 마음도 가볍습니다. 밤 길 죽령 터널 빠져나오며 오래전... 밤 새 폭설 내렸던 날 새벽에 희방사 깔닥고개로 연화봉 지나 비로사로 비로사 아래 삼가동에서 비로봉 지나 연화봉으로 무릎까지 빠지는 설산을 아이젠 의지하며 몇 번이나 올랐던 젊은 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우리가 다시는 소백의 설산을 오르지 못할 것이고 이제는 꿈이 되었다. ..
아침 식사 준비하며 냉이 청국장을 끓였다. 청국장 끓이며 오븐에 고등어구이도 하는데 고등어 뒤집으며 실수로 손등에 화상을 입었다. 하루 종일 설거지며 물 일을 하나도 못했다. 내가 하지 못하니 곁에 있는 작은딸이 내 몫의 일을 다 해 줬다. 몸 고생 보다 마음고생이 더 힘들기만 하던 명절 시집살이 피 할 수 없으면 즐기라던 말도 무색하게 피할 수 있으면 제발 피해보고 싶던 그런 시절에도 한 번도 피하지 않았던 명절 앞 음식준비였건만 이제는 하고 싶어도 할 필요가 없고 굳이 명절 증후군이란 단어를 끼어 붙이며 피하지 않아도 되는 시절에 닿았건만 명절 앞 손을 다쳤다. 다친 손을 내려다보며 명절 앞이라 하여도 나에게 도움 청하지 않을 질부 얼굴이 떠오른다. 만에 하나 숙모님 도와주세요 ~라는 전화라도 온다면..
전남지역 심각한 가뭄 소식을 기사로 읽었다.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 걸어 그간 밀린 안부 나누며 가뭄 뉴스를 보았노라 했더니 양치하는 물까지 아끼고 있다 한다. 요즘 물 아끼는 만큼 평소 모든 것을 아끼고 살았으면 지금 세계적인 재벌 되었을 거라 하여 같이 웃었다. 넉넉하고 부족함 모르고 살 때로 돌아가 처음부터 절약하고 아끼는 생활로 길들여진다면 지금 이 만큼의 가뭄을 지나는 것에 이다지 불편함은 몰라도 되지 않았을까 했다. 그녀와 통화 후 나도 내 생활 습관을 바꾸고 있다. 설거지할 때 세제 사용해야 하는 그릇과 세제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그릇을 분리하고 있고 야채 씻을 때 수도꼭지 열어두고 사용하던 습관을 애써 고치려고 노력했다. 내가 아끼는 물의 양만큼이라도 그녀에게로 흘러갔으면 하는..
친구와 경주 앞바다로 함께 나드리 다녀오는 길에 친구네 과원 우박 맞은 사과 이야기를 들었다. 정품 사과는 찾는 이가 많아도 우박 맞은 사과는 가격이 저렴해도 찾는 이들 작아 판매가 어렵다 했었다. 다음 날 친구네 우박 맞은 사과를 팔아주려 내 주변에 여러 박스 주문받아 사과 실으러 달려갔다. 도암정 앞을 지나며 줌 당겨 한컷 ~ 여름이라면 연꽃도 볼 겸 차에서 내려 한 바퀴 휘 ~ 돌아보았을 텐데 삭막한 겨울이라 몇 번이나 둘러보고 왔던 도암정을 차에서 내릴 필요도 없이 줌 당겨서 눈도장으로만 담았다. *(도암정은 1650년, 황파 김종걸(1628-1708)이 지었다.) 300년 된 느티나무와 독바위들도 줌 당겨 또 한컷 ~ 닭실마을 앞길도 지나며 한컷 ~ 오랜만에 청암정도 찍었으면 좋으련만 차에서 내..
12월은 아침 출근 전에 밤 퇴근 후에 틈 나는대로 청소를 했다. 현관부터 소파 아래 침대 아래까지 빵구난 낡은 양말 모아 두었다가 아침에 결로 가득한 뒷베란다 창틀까지도 깨끗이 닦아 냈다. 추워도 문 열어 두고 손 재빠르게 청소를 했다. 단풍 곱게 물들었던 가을에 한번 하고 지나왔으므로 큰 먼지는 없어 쉬웠다. 어제는 출근 전에 카펫을 빨았고 밤 퇴근 후에는 주방 청소를 했다. 좁은 주방은 늘 수납이 마음에 안 든다. 오늘 아침은 작은딸이 무엇을 도와줄까 물어왔다. 아빠 런닝 낡아서 버리려고 빼놓은 것을 물에 적셔 앞 베란다 바닥을 한번 닦고 버리자 했더니 그대로 해 주었다. 구석구석 묵은 먼지를 새해까지 두고 볼 수는 없었는데 청소하는 나를 도와주어 고맙다 해줬다. 시집보내기 전에 아무것도 시키지 않..
마음 차분하게 연말을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도 어색하리만큼 조용하게 넘어갔다. 트리 몇개 새로 구입하여 밤새 불 끄지 않고 반짝이도록 켜 두는데 그것만으로 하고 싶은 것 하지 못하고 지나는 모든 것들에 위안이 됐다. 12월은 크리스마스 선물 주문이 많았다. 병원 따라 다니느라 미리 준비해 두지 못했기에 병원 안가는 날은 고개 숙이고 일만하는 날들 계속되었다. 결혼시즌이라 혼주 한복 진주브로치가 다 팔리고 없다. 어제부터 다시 한복 진주브로치를 만들고 있다. 고개 숙여 일만 하자니 어깨가 뻐근하여 오늘은 고개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게 된다. 저녁 식사 후 손녀에게서 전화 왔다. " 두 밤 자고 갈게요~ 외할머니 우리 다 같이 바다가요~" 그 한마디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큰딸 가족이 오면..
눈앞에 닥친 이득을 포기해서라도 선약 어기는 것을 선택하지 않으려는 내가 요즘은 계획되어 있던 약속마다 모두 어긋나고 있다. 마치 미리부터 어기려고 작심이나 한 듯이 모든 약속이 도미노처럼 차례로 무너져 버리는데 이런 생활에 나 조차도 황당하고 어이없다. 이미 지키지 못한 약속이 늘어날수록 점점 미안함이 커지고... 이제는 또 다른 약속 예정이 불안하다. 랑이님이 머리 수술해서 요즘 병원에 치료 다니고 있느라.. 내 시간이 자유롭지 못하고.... 어쩌고 저쩌고.... 갑자기 몸살 증세 으슬으슬 춥고 떨리고 미열 있어 키트에 한 줄 음성이라 할지라도 혹여나 코로나 일까 염려되니 여럿에게 피해 줄까 못 나가겠네... 어떡합니까 다음 주 우리 선약된 그날에 병원 예약이 갑자기 잡혔습니다. 우리 만남을 그다음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