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마음뜨락 (135)
아름다운 블로섬
코로나 시작되고 자연히 멀어진 영화 상영. 벌써 2년이 넘었으나 그동안 아쉬움 모르고 살았다. 작은딸은 선물 받아둔 영화티켓 있다고 일요일 저녁 스케줄로 엮어 놨으니 자신과 무조건 동행하잖다. 얼떨결에 따라가 영화관에 앉았는데 관중석에 몇 안 되는 관람인으로 텅텅 빈 좌석들.. 그동안 나만 영화를 외면하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 보다. 하기사 요즘도 이 지방에 날마다 200명 넘는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으니 나도 생각해 보면 딸의 데이트 신청 아니었으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난방이 부족한가.. 패딩 벗어 목 위로 이불처럼 덮고 있어도 썰렁한 것이 약간 추운 듯했다. 따스한 거실에서 내 편리한 시간에 넷플릭스 열고 웬만한 것은 아쉬움 없이 볼 수 있는데 영화 상영 내내 그런 생각을 했지만 딸에게 그런 말을..
나의 유년시절은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부모님께서 기독교인이 아니셨으니 크리스마스에 교회 주변을 기웃거려 본 기억조차 없다. 그런 내가 크리스마스 카드를 밤 새 만들기도 하고 서점이나 문구점에서 크리스마스 카드와 연하장을 수십 장씩 사서 예수님 탄생 의미도 모르는 색색의 글을 적었고 크리스마스 씰을 우표 옆에 덧붙인 다음 한 줌씩 들고 붉은 우체통에 넣었던 추억이 있다. 그 옆서들은 누구에게 보내졌을까? 그때에 내가 손수 만든 연하장들은 어느 님이 받으셨던 것일까? 올해도 어김없이 12월에 닿았다. 년중 계획표에 12월 할 일 들 중 연하장 준비하여 보내기가 메모되어있다. 생각해보면 올해도 감사한 분들 많지만 그분들께 연하장 보내기는 망설여진다. 왠지 유행이 지난 듯하여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쭙잖..
수고 많았습니다. 진정 고맙습니다. 진짜 정말 억수로 고맙고 고맙습니다!!! 온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하면서 순간 의심도 약간 했었습니다. 찰라 였을지라도 흔들렸던 믿음 미안합니다. 넘치듯 쏟아지는 눈물 닦지 못하겠습니다. 아랫층에 잠들었을까 팔짝팔짝 뛰지 못하지만 이 밤 이대로 잠은 잊어도 좋겠습니다. 진짜 정말 억수로 또 고맙고 고맙습니다. 참말로 수고 많았습니다!!! 22.12.03/02시15분
내 집이다. 지난밤 돌아와 보니 며칠 전 다급히 빠져나갔던 흔적이 현장 보존하듯 고스란히 멈춰있는.. 케리어 열어 며칠 묵혀 온 빨래들 꺼내 놓고 새로 구입해야 했던 슬리퍼를 꺼내보니 이곳에서 생뚱맞아 보이는.. 내 집이다. 자다 눈 떠보니 온수매트도 켜지 않고 5시간을 푹 잤다. 이브자리가 썰렁해도 마음이 무한 따스한... 내 집이다. 일어날 시간인데 누워서 온수 매트를 켰다. 오늘은 늦잠 자도 좋은 날 ~~ 다시 눈 감고 이불 당겨 얼굴 덮지만 여섯 명의 환자들 합창하던 신음 소리가 여기까지 따라와 환청으로 들린다. 그 곳에 두고 올 것을.. 옆 자리 환자 완치 기도 잊지 않으려 마음에 쑤셔 넣어 온 탓이다. 그러게나 말거나 이 순간 나의 천국은 두 다리 쭈 욱 뻗어도 등줄기 아래가 땃땃해 오는 바로..
6명의 환자가 있는 병실로 옮겨와 두 밤을 보냈다. 모두 다른 병명을 가진 분들이 모여 있고 각 다른 병명의 수술을 받으신 것 같다. 증세 또한 다 다르니 회복하는 통증 또한 다 달라서 한순간도 조용한 틈이 없고 보호자와 간호사까지 복작복작 북새통이다. 주변 여러 환자들 다 둘러보아도 우리가 앓고 있는 고통이 가장 작은 것 같아 심란하거나 수심에 잠길 일 아닌 것 같다. 한 명의 사위와 두 딸들의 기도가 힘이 되고 지인님들의 기도가 감동과 격려되니 의지하며 기적을 체험하고 그 은혜 감사로다. 지금이 낮인가 밤인가 낮이어도 밤 같고 밤이어도 낮과 같아 병원 밖 세상일 궁금할 일도 없고 마음 쓰며 알 필요도 없지만 이제는 배식이 되면 낮이고 병실 복도가 다소 조용하면 밤이라는 기준은 됐다. 의사 선생님 내진..
창 밖이 밝아지자 간호사님 혈압 체크하러 왔다. 환자 혈압 체크하고 돌아서는 간호사님께 난 이 방이 추워 지난밤 한숨도 못 잤다고 급히 오느라 보호자용 챙겨 온 것도 없는데 발 시리고 코 시리고... 이 온도가 평균이냐 물었다. 맙소사 이방은 중앙난방이 아니라 이 방만 개별난방이란다. 보호자용 시트도 준비되어 있는데 왜 말 안했냐 한다. 지난밤 내가 간호사실 가서 춥다고 난방을 물어보고 답 들은 것은 왜 이 말과 다른 것일까. 어쩔 수 없다기에 참고 있다가 바보 된듯하다. 간호사님이 히터를 켜주고 갔다. 5분도 안되어 훈훈한 공기로 변하고 있음을 느끼고 지친 몸 잠시 뉘어보고 곤히 한숨 잤다. 22.11.23/아침 입원실 복도에 걸린 이혜인시
난생처음 찾아온 병원에서 붉은 색연필 아니면 형광팬으로 적어주고 그려주는 내용에 따라 조여진 긴장 속을 분주히 헤매고 다녔었다. 다행히 참으로 용케도 하룻밤 43만원이 넘는다는 이 방이라도 잡아서 입원할 수 있었음이 마치 기적 같은... 이틀간 어찌나 초긴장 속에 있었던지 지친 몸이 저절로 늘어져 이제 이 밤은 쉬어 볼까 하는데 차디찬 보호자 소파를 침대 삼아 누워보니 등줄기로 냉기가 스며들고.. 입고 온 겉 옷을 덮고 웅크리고 모로 눞지만 여기가 실내인가... 실외 인가... 준비 없이 급히 달려오느라 보호자용 이불도 없고.. 입고 있던 옷 그냥 달려와 두꺼운 옷도 없으니.. 추위를 참다못해 간호사실 가서 난방을 높일 수 있을까 물어봤지만 개별난방은 안된다 한다. 발시러 양말 찾아 신고 다시 높고 코시..
펜션 예약해 두었으니 와 주세요 ~ 큰딸 그 한마디에 출발 하루 전날은 밑반찬 만들고 첫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 메뉴 준비하고 하며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예약해 놓았다는 펜션을 네비 검색해 보니 무려 두 시간 30분 길이다. 손녀를 만난다는 들뜬 마음이 출발을 서두르게 했다. 오후 3시 펜션 도착 입실하여 짐을 들인 후 그때부터 나는 펜션 앞 길목을 서성이며 손녀 태운 사위차를 기다렸다. 어디까지 왔느냐 물어보니 길이 막혀 늦어요 했었고 다음 전화에 앞으로 20킬로 남았네요. 했었다. 손녀가 멀미 심해 중간중간 쉬어 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이상 전화 걸지 않고 기다림을 이었다. 펜션에서 몇 발 내려가면 삼거리였다. 어느 방향에서 사위 차가 들어올지 몰라 이동하지 못하고 짧은 통로를 느릿느릿 왔다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