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낯선 밤 본문
난생처음 찾아온 병원에서
붉은 색연필 아니면 형광팬으로 적어주고 그려주는 내용에 따라
조여진 긴장 속을 분주히 헤매고 다녔었다.
다행히 참으로 용케도
하룻밤 43만원이 넘는다는 이 방이라도 잡아서
입원할 수 있었음이 마치 기적 같은...
이틀간 어찌나 초긴장 속에 있었던지
지친 몸이 저절로 늘어져 이제 이 밤은 쉬어 볼까 하는데
차디찬 보호자 소파를 침대 삼아 누워보니
등줄기로 냉기가 스며들고..
입고 온 겉 옷을 덮고 웅크리고 모로 눞지만
여기가 실내인가... 실외 인가...
준비 없이 급히 달려오느라 보호자용 이불도 없고..
입고 있던 옷 그냥 달려와 두꺼운 옷도 없으니..
추위를 참다못해 간호사실 가서
난방을 높일 수 있을까 물어봤지만 개별난방은 안된다 한다.
발시러 양말 찾아 신고 다시 높고
코시러 1인실에서 마스크까지 착용 후 또다시 누워 보지만
이제는 귀까지 시리다.
차라리 복도가 더 훈훈한 듯하다.
몸을 녹이려고 복도를 걸었다.
모든 병실 문이 닫혀있고 혈압 체크하는 의료기기 몇 대가 뜨문뜨문 서 있을 뿐 낯선 적막이 흐른다.
다들 아무렇지 않은데 나만 추운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환자는 뒤척이지 않고 잘 자고 있다.
환자가 깰까 나는 숨소리도 낮춰 서성이다
무심코 병실 밖 야경에 놀랐다.
이 병실은 아마도 야경 값인가 보다.
22.11.23일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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