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마음뜨락 (135)
아름다운 블로섬
큰딸이 6급 공무원으로 승진했다는 소식과 작은딸 공무원 시험 합격 발표 났다는 소식을 친구는 한꺼번에 전해줍니다. 축하한다는 인사를 단톡방에 한 줄 남기는 것으로 끝내기는 너무 아쉬워서 바로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핑계는 가을길 데이트 하자였지요. 그래서 만났습니다. 아무도 없는 하천부지 길이 잘 다듬어져 있는 장소에서 셋이 전혀 수다스럽지도 않고 활동적이지도 않으며 몇 마디 말 안 해도 서로의 마음이 읽히는 늘 그랬듯 차분한 나들이였습니다. 나는 친구에게 공무원 길을 가겠노라고 준비하는 딸 곁에서 3년간 그 긴 시간 지켜보는 엄마로서 마음고생 많았다고 축하보다는 위로를 해 줬네요. 친구는 답합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더라... 그래도 믿어주고 기다려준 보람이 지금 날듯 기쁘다 했습니다. 그렇지..
한 열흘.. 하루 단 10분 휴식도 아까운 금쪽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그리고 엇그제 9일 새벽 4시경 작업복 입고 1층 현관을 나서는데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날 밤 일기예보에 비 소식 있더니 오차 없이 예보가 맞으려나 보다. 우중에 복숭아 딸 수 없어 나는 집으로 들어오고 랑이님은 비설거지라도 돌아보고 오겠다며 혼자 복숭아 밭으로 갔다. 9일 비는 새벽시간 그것으로 마쳤다. 온종일 흐린 하늘에서 햇살이 보일랑 말랑 하다 좀 더 흐리다가 했을 뿐 일기예보와 다르게 진짜 비는 없었다. 오후 5시 40분경 전날 8일 오후부터 받아둔 주문과 당일 받은 이틀간 주문 메모가 수량이 많아졌다. 그 시간 예보에는 다음날부터 이틀간 연속 비 내린다는 예보가 변하지 않아 조바심으로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친구가 어려운 시험에 도전했다. 시험 전에 엿이라도 사 줘야지 마음먹고 있었지만 복숭아 봉지 씌우는 작업으로 몹시 지쳐 있던 때라 시험 전날 엿사들고 다녀올 기회를 잡지 못했다. 내가 엿 사주지 않았다고 서운해할 친구는 아니지만 내 마음이 그녀를 생각할 때마다 미안함이 있어 부디 합격 하기만을 내 일처럼 기도하고 있었다. 합격 발표 당일에 합격 소식이 날아오면 그녀 직장으로 근사한 꽃바구니 하나를 보내야지.. 마음먹었었는데 엇그제 아깝게도 아주 작은 점수 차이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는.. 그녀의 기운 떨어지는 음성을 듣고 말았다. 그래도... 일 년 뒤 다시 한번 더 도전의 기회 있음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달고 꽃바구니를 보낼까 생각하다가 혹여나 오해의 씨앗이 될까 봐 참고 위로의 소박한 꽃다발을 하..
새로운 것에 익숙하기가 참으로 어렵네요. 바쁨 중에도 뜨문뜨문 들여다보니 설명은 여러 가지 있기는 하여 따라 하면 되겠지 막연한 생각만 쉬웠던 것일까요... 나름 열심히 읽고 따라 해 보려 노력했지만 당최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지.... 어찌어찌 오만가지 다 클릭해보고서야 글쓰기 시작하는 것을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이런 설명도 어딘가에 친절히 적어 놨을 텐데 그 내용 찾기도 어렵기만 한 것이 떠듬거리는 내 모습에 저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이제는 먼저 오신 친구님들 찾아 나서야 하겠는데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나요...ㅠ 나 혼자 길 잃고 덩그러니 갈팡질팡 헤매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렇게 어설픈 흔적이라도 남겨 놓으면 내 다정스러운 블친님들은 나를 먼저 찾아 손 잡고 이끌어 주실 수 있으려나....
양가 부모님께 단돈 10원도 도움받지 못한 출발이었으니 이제까지 남의 집 세 들어 살아본 세월이 길었다. 지금도 가게는 매달 꼬박 꼬박 월세를 송금하고 있으니 내 생활에 남의집 살이는 현재 진행행이다. 남의 집 살이라는 것이 언제 집을 비워 달라 할지 몰라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어도 망설여지고 투자를 자제하게 되고 그런다. 그동안 나에게 이 블로그도 남의 집 살이었던가 보다 내가 아무리 정붙이고 마음 내리며 좋은 이웃분들과 잘 사귀어 놓았다 할지라도 문득 한순간에 집을 비워 주세요. 한마디에 낮 갈이 심한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인심 후하게 재개발이라도 했다는 듯 티스토리로 옮겨 가라는데... 내 블로그 대문 앞에 붉은 레커로 이전 결사반대라도 써 붙일 용기조차 허용되지 않음은 처음부터 여기는 남의 집..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과원 일이 하늘만 올려다보며 미뤄지고 있습니다 새벽마다 밭에 오르던 시간이면 밭에 오르지 않아도 같은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게 되네요. 속눈썹 파마 셀프 도구를 사놓고 일에 치여 미뤄왔었는데 이 아침은 기어코 한번 시도해 봐야겠기에 잠자는 작은딸을 평소보다 일찍 깨워 놓고 속눈썹 파마해 줄게 했습니다 ㅎ 처음 도전인데 실수할 것이 뻔하건만 매구 같은 어미를 이기지 못함을 알고 있는 작은딸이 대꾸 없이 눈을 내어 주네요. 저에게만큼은 한량없이 너른 마음을 내어주니 늘 고마움입니다. 수능 본 다음 날 데리고 나가서 화장품 세트로 사 주며 사용법을 알려 주었고 속눈썹 연장도 사놓고 몇 번 해 주고 했었네요. 그녀의 눈썹도 제가 고등학생부터 다듬어 주었습니다. 만 워낙에 꾸미는 거와 상관없이 ..
가끔 아주 사소한 일에도 마음 무겁게 우울해지는 시간 있습니다. 긴 우울증 터널 빠져나온 후유증이겠거니 합니다. 이럴때 마음 힐링을 위해 산책 삼아 동네 골목 그늘길따라 이리저리 걷기도 하는데요. 장사를 하다보니 멀리는 못가고 가게 주변을 주로 걷습니다. 오늘도 그런 시간 있어 나갔다가 가게로 돌아오는 길 몇 개월 전에 개업한 꽃집 앞을 지나는데 칼란디바 색상이 저를 세웁니다. 그동안 이 꽃집 이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칼란디바의 유혹을 잡아 보기로 했네요. 꽃집 안으로 들어서니 꽃집 사장님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보다 소리 없는 표정으로 환희 웃어줍니다. 방금 문 앞에서 만난 칼란디바 모습을 닮았다는 생각 순간 했네요. 어찌 보니 새댁 같고 어찌 보니 미스 같은데 '무얼 찾으세요 ~'라는 목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