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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금쪽 같은 쉼 본문

♣ 마음뜨락

금쪽 같은 쉼

블로섬 2022. 8. 12. 01:13

한 열흘..
하루 단 10분 휴식도 아까운 금쪽같은 시간들을 보냈다.

그리고 엇그제 9일 새벽 4시경
작업복 입고 1층 현관을 나서는데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날 밤 일기예보에 비 소식 있더니
오차 없이 예보가 맞으려나 보다.

우중에 복숭아 딸 수 없어
나는 집으로 들어오고
랑이님은 비설거지라도 돌아보고 오겠다며
혼자 복숭아 밭으로 갔다.

9일 비는 새벽시간 그것으로 마쳤다.

온종일 흐린 하늘에서 햇살이 보일랑 말랑 하다 좀 더 흐리다가 했을 뿐
일기예보와 다르게 진짜 비는 없었다.

오후 5시 40분경
전날 8일 오후부터 받아둔 주문과
당일 받은 이틀간 주문 메모가 수량이 많아졌다.

그 시간 예보에는
다음날부터 이틀간 연속 비 내린다는 예보가 변하지 않아
조바심으로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서둘러 복숭아 밭으로 달려갔다.
둘이서 다급히 복숭아를 따 모아 선별하고
어둠이 내리는 시각에 산에서 내려왔다.

그래서 다행히 10일 새벽부터 온종일 비 내렸으나
이틀간 받아둔 주문에 모든 배송과 배달을 다 할 수 있었다.

부지런을 다했으니 고객들과의 약속 지킬 수 있어 마음 편했다.



오늘 11일 새벽
이제는 새벽 4시 기상이 습관 되어
자연스레 눈이 떠졌다.

거실 밖에는 예보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고
오늘도 나는 밭으로 오르지 않았다.

랑이님 혼자 우의를 입고 밭으로 갔다.
다 익은 과실들이 이틀 연속 비 속에 피해 입지 않도록
돌아보고 와야 마음이 놓이겠다 했다.

일은 많지만 쉬어야 하는 어색한 휴일이 된
나의 어제오늘이다.

마늘 한접을 까고 찧고
찰밥 한솥을 짓고
그동안 밀린 주방일 들이 해도해도 끝이없다.
작업대 일들까지...

복숭아 밭에 있으나 가게에 있으나 별반 없는
바쁨의 연속되는 시간이었다.

어제 오후에는 친구가
나의 휴일을 눈치 챗노라고 가게 있으면
또 일의 연속이니 자신의 집으로 오라 했다.
부침을 부쳐 주겠노라고 쉬어가라 했다.

하지만 내가 그 부름에 응하지 못했다.
고객님이 모처럼 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를 찾아오고 있다 연락받았으므로...

그리고 오늘 11일 오후.
내 가게 앞에 또 다른 친구 차가 섰다.
모처럼 나의 휴식을 가늠하고 왔으니
차 한잔 하자 했고 나의 휴식을 위해
외곽에 자리한 찻집으로 나를 데려갔다.



이 얼마만의 휴식인가...
몇 시간을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찻집에 앉아 있었다.

나의 시간도 쉬고 나의 몸도 쉬고
나의 마음도 온전히 쉼이 됐다.

그것도 하늘이 열린 찻집 테라스에서...
바지단이 젖는 것을 우산으로 가려가며..

그녀는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바빴는지 설명했고
나는 그만큼의 분량만큼 나도 바빴음을 자랑했다.

전혀 찌푸리지 않고
둘 다 그 바쁨이 진정 즐거웠음을 노래 삼아...

그리고 이 밤.
나는 일기장을 펴 두고
지난 열흘간 복숭아 판매를 도움 주셨던 분들의
진정 감사함을 적었다.
살아가며 잊지 말아야 할 고마움이다.

그리고...
도움보다는 약 올리고 시기하던 분의
서늘하도록 얄미운 느낌도 적었었다.

'가까운 척했으나 아주 먼 사람이었다'는
문장으로 다시 고쳐 쓰고
나를 씁쓸하니 주눅 들게 하던 그 내용을 지웠다.
마음에서도 지워야겠다.

힘들고 어려울 때는 소소한 격려 한마디도 큰 힘 되지만
씁쓸하니 짧게 뱉은 쓴 말도 나에게 약이 됐으려니 인정하려 한다.

이제 겨우 100그루의 복숭아나무 중에
4분의 1 가량의 복숭아를 땄다.

나머지 대충 한 달간
날마다 감사를 헤아리며 이제까지처럼 최선으로 열심히 살아 볼 일이다.

몇시간 뒤 새벽 4시면 눈 뜨고 복숭아 밭으로 나서야 하는데
낮에 마신 아메리카노가 원인일까
이틀 연속 쉬었음이 원인일까
오늘밤은 잠들기가 어렵다.

주절주절 마음속 글을 적다 보니
벌써 1시가 넘는다.

이젠 진짜 자야지...

22.08.11/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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