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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태백을 다녀와야 하는 일이 생겼다. 예전에는 여러 개의 재를 넘어야 닿는 지역이라 쉽게 계획 할수 없었지만 요즘은 넛재와 노룻재가 열려 봉화 4차선과 연결되어 있으니 네비 검색 1시간 40분 길이다. 일과 여행을 겸하여 홀로 다녀오는 계획 하다가 언니에게 슬쩍 동행을 물어보니 흔쾌히 따라 나서겠단다. 그러고 보니 언니와 단 둘 여행은 처음이다. 하여 이왕 나선 걸음 1박으로 느릿하니 다니다 오자고 계획했다. 첫날 오전에 일을 보고 점심은 외사촌들과 만나는 약속도 연결했다. 점심 예약 시간을 기다리며 처음으로 외사촌동생 집에 방문했는데 가벼이 다과에 과일 한 접시 놓아준다. 외사촌 올케는 잘라 놓은 복숭아가 내게 구매한 여름 딱딱이 복숭아라며 먹어보라 권했다.. 내가 놀라서 가을 복숭아도 아닌 여름 복숭아..
언제 갈는지는 모르나 언제까지고 곁에 있지는 않겠지 싶어서 아직은 늘 함께 해 주는 시간이 소중하고 때때로 고맙고.... 점심 식사 후 오랜만에 우리 둘 딱 한 시간 데이트 다녀올까? 유혹했더니 어미의 바람을 읽어 흔쾌히 동행하겠단다. 어느 꽃길인들 딸이 함께 해주는 길만큼 아름다울 수 있을까 즐거운 마음 표현 했더니 호박 길에 세워도 꽃 같냐? 물어 오기에 오늘따라 이 호박은 왜 또 이다지 예쁘다냐.. 답 하고서 하하 호호 같이 웃었다. 이쁜 넘 !! 23.09.20일 /점심시간
그녀의 예식 소식이 반가웠다. 오래도록 내 가슴 밑바닥부터 짠한 외로움.. 그런 것이 강하게 느껴지던 그녀였기에 청첩이 날아든 순간 울컥한 감동까지 스몄으니 지난날 나와 그녀의 얽힌 추억 구석구석마다 장미향 번지고 예식날까지 약간 들뜬 감정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마냥 좋았다. 예식이 진행되는 내내 그녀가 울다 웃다 했다. 나도 왠지 그녀 따라 울다 웃다 했지만 그녀와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은 아니었을 것이고 그녀를 지켜보는 나만의 그 어떤 감정으로 그녀 따라 괜스레 울다 웃다 했다. 신랑신부의 앞 날을 위해 축복의 박수를 쳐 주던 순간에는 폰도 손에서 놓고 손바닥 아프도록 큰 박수를 힘차게 쳐 주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날.. 신랑신부가 야외 예식을 위해 준비해 둔 우산이 일회용이라 하기..
방금 큰딸에게서 이런 톡이 왔습니다 ㅎ 김치 더 보내 달라는 말 맞겠지요? 더 보내 달라는 말 아니어도 이런 애교받으면 김치 통째 보내줘야 하는거 맞지요?? 아흐 ..바쁜데.... 쯥...ㅠ ㅎㅎㅎ ㅋㅋㅋ 23.09.15/밤
보름 전 즈음.. 아무리 생각해도 내 실수나 내 잘못이 아닌 일이건만 연세 높은 어르신의 야단치듯 훈계하듯 아니 나쁜 마음으로 들으면 비아냥 거리듯 하는 날카로운 말씀을 일방적으로 들어야 했습니다. 목소리로 감지되는 연세가 70은 넘은 듯 아니 80은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뿐이지 난 그분을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통화 연결조차도 처음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바늘 끝 같은 언성에 대꾸 한마디 못하고 네. 네. 네. 네네, 네네..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서 그 전화 끊은 후 쪼그리고 앉아 잠시 눈물을 닦아야 했지요.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눈물이 솟구쳤지만 그 눈물 흘리고 있을 시간 여유조차 없었기에 꿀꺽꿀꺽 목구멍 위로 솟구치는 억울한 눈물 간신히 억 누리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계속하던 일을 해야 했습니..
잠을 자고 또 자도 끝없이 하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졸다 깨다 하지만 가끔씩 뜨고 있는 눈꺼풀이 쌀가마니 보다 무겁다는 것을 느낍니다. 내 뺨을 내 손으로 몇대 때려가며 정신 차려보려 노력하여도 금새 또 다시 졸음이 전설의 고향에서 보던 먹구름처럼 스르륵 몰려듭니다 기운을 차려 볼까 하고 할 일 없이 거리를 걸어 보네요 두 다리가 천근만근 끌려다닙니다. 버스 정거장에 앉아 버스 기다리는 분들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정거장이 비워지면 저 의자에 누워볼까 간절합니다. 가을 복숭아 수확 마친 다음 날 서울 병원으로 예약된 진료를 다녀왔습니다. 두 시간 30분길 자다 깨보니 병원 주차장입니다. 보호자로 따라갔으니 진료 대기의자에 앉아 봄볕에 병아리처럼 끄덕였습니다. 돌아오며 두시간 30분길 여전히 잤습니다. 가끔..
가을 복숭아 가을 자두 완판 했습니다.주문받은 양을 다 맞춰 드리지 못하고 끝나서 죄송하네요.주문했음에도 받지 못해 아쉬워하던 분들 음성이 아직도 긴 여운으로 남습니다.다 보내드리지 못한 아쉬움 저도 큽니다.저희 복숭아 판매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진심 감사합니다 덕분에 큰 사랑받고 살고 있음을 또 한 번 깨우쳤어요.다음 해에도 맛난 과실 만들어 보답하겠습니다.23.09.04/저녁
가을 복숭아 수확 판매 하느라 제정신 아니게 바쁜 날들 속에서도 작은딸의 생일이 지나갔네요. 미역국 한 대접 뚝딱 비워주더니 갑자기 꽃다발에 케이크까지 들고 나타나서 내게로 불쑥 건네줍니다. 친구가 선물 주더냐? 물어보니 아니라네요.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게 감사하는 선물이라 합니다. 어찌나 고맙던지 순간 감동 먹었네요. 작은 딸의 생일은 몇 개의 꽃다발이 그녀에게 안겨졌고 몇 개의 케이크를 며칠간 한끼씩 세 식구 식사 대용으로 먹어야 했습니다 ㅎㅎ 그 모습 눈앞에서 보고 있으니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 싶네요. 23.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