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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두 마음 본문

♣ 마음뜨락

두 마음

블로섬 2023. 9. 14. 19:46

 
보름 전 즈음..
 
아무리 생각해도 내 실수나 내 잘못이 아닌 일이건만 
연세 높은 어르신의 야단치듯 훈계하듯 
아니 나쁜 마음으로 들으면 비아냥 거리듯 하는 
날카로운 말씀을 일방적으로 들어야 했습니다.
 
목소리로 감지되는 연세가 70은 넘은 듯
아니 80은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뿐이지
난 그분을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통화 연결조차도 처음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바늘 끝 같은 언성에 대꾸 한마디 못하고 
네. 네. 네. 네네, 네네..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서 그 전화 끊은 후 
쪼그리고 앉아 잠시 눈물을 닦아야 했지요.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눈물이 솟구쳤지만 
그 눈물 흘리고 있을 시간 여유조차 없었기에 
꿀꺽꿀꺽 목구멍 위로 솟구치는 억울한 눈물 간신히 억 누리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계속하던 일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과로에 시달리던 나에게
틈틈이 그 화난 음성 생각나 우울을 키웠고
몇 날 며칠 여러 실수들을 만들며 괴로웠습니다.
 
 

 
 
선 후 듣지도 않고 다짜고짜 야단치고 훈계부터 하시는 그런 사람도 있고...
어른들께 맞서 대꾸하지 않고 잘 참아낸 나란 사람도 있고...
 
스스로 마음 다독임도 시간이 약이라고
이제는 그 일에서 멀어져 잊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입니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에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
 
그분입니다.
저에게 다짜고짜 사과부터 하십니다.
그날은 선후 듣지도 않고 화부터 내서 미안하다고...
미안한 마음에 사과를 해야지 해야지... 했었지만 미뤄졌다고...
 
오늘 저는 보름 전처럼 바쁘지도 않았고 
과로에 지친 몸도 아니라서 일까요...
 
그 전화 끊고 나 혼자 오래오래
마르지 않는 눈물을 계속하여 훔쳤습니다.
 
오늘은 내가 나를 달랠 필요가 없었네요.
흐르는 눈물 억지로 참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좋았다 싶습니다.
 
그 연세에 낯 모르는 저에게 실수 좀 했다고 
이제와 사과 하기가 그리 쉬운 일 아닐 텐데도 
사과 주심이 고맙기만 합니다.

그분은 나에게 앞으로 좋은인연이 되어 주실거라 믿어 보라 하셨지만
나는 그분과 별로 ...좋은 인연이고 싶지 않습니다.
 
23.09.14/오후
 강아지풀 사진 : 2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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