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252)
아름다운 블로섬
잠시도 쉬는 것이 익숙지 않는 사람이라 겨울에 농사일 없는 때를 그냥 지나지 못하나 봅니다. 짬짬이 먼지 막는 작업복 입고 옆에 폐업한 빈가게 들락거리며 또 뚝딱뚝딱... 하기에 무얼 만드나 몇 번 물어도 대답 안 하더니 악세사리 전용 진열장 하나를 견고히 만들어 놓아줍니다. 미숙한 부분 찾아보려도 없다고 어느 목수님 칭찬도 있고요. 목수 일 좀 도와 달라 간청도 들어오네요. 고객님들 다녀 가시며 침대 만들어 달라 식탁 만들어 달라 주변에서 조르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표고버섯 종균 넣어야 하고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전지 시작 해야 하고 거름도 뿌려야 하고.. 자신 농사 일도 일철 시작시점이라 남의 부탁 들어줄 여유가 없다 거절하며 난감해합니다. 나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네요. 만들어 달라 조르지 않았지만 그..
정체가 심해 지루하던 길 위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스피커 폰을 열었으니 가족이 다 같이 들었는데 그래 너도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건강하거라 ~ 셋이서 각 다른 덕담을 했다. 외 할머니 내가 오늘 아홉 살 되었잖아요 맞지요?라고 어떤 결단을 내겠다는 듯 물어 왔다. 어째서? 네가 아홉 살 되었다 생각하느냐 내가 되물어 봤더니 지난번 바다에서 해 뜨는 거 다 같이 봤던 날 내가 일곱 살 되었다 했잖아요. 응 그래 그랬지 그런데? 그 후 내 생일 파티를 했으니 또 한 살 더 되었고 오늘 떡국 한 그릇 다 먹었어요 그럼 또 한 살 더 되었잖아요. 그러니 오늘부터 나는 아홉 살 맞지요? 설 세배를 다니다가 누군가 나이를 물었고 아홉 살이라 대답했더니 곁에 있는..
예전에는 북부해수욕장으로 불렸었다. 2시간이면 닿는 이곳이 나의 여행지로 자주 설정 되었으므로 여기 오면 잊히지 않는 아름다운 추억들과 그 추억들과 엮여 생각나는 사람들도 많다. 주차할 곳을 찾다가 영일대 전망대 쪽은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하기에 주차하기 쉬운 아래쪽으로 내려가 갓길에 줄 서 주차된 차량들 맨뒤에 우리도 주차했다. 낮시간이 제법 길어진듯하다 벌써 어두워질 시간이었음에도 햇살 떨어진 바닷가에 어둠은 쉬 내리지 않아 멀미 느끼던 증세를 가라앉히려 한참을 머물렀다. 나는 갈매기들과 어우러져 놀듯이 모래사장에 앉았다 섰다 하며 사진 찍기로 놀았는데 바다색도 갈매기들 날갯짓도 평온하여 눈에 마음에 가득 담고 담았다. 그곳에서 손녀에게 영상 통화를 했다. 갈매기들 날고 있는 쪽으로 보여줬더니 "우와 ~..
설날 아침 차례제사 모시고 제수 설거지 끝낸다음 시댁질부 친정 못가고 시숙모 되는 나에게 잡혀 있을까 눈치 보여 서둘러 큰댁을 빠져나왔다. 오전 11시경 큰댁에서 나온 우리 가족은 곧바로 나의 친정부모님 묘소 찾아가서 세배를 함께 드렸고 더 이상 찾아갈 곳도 찾아올 사람도 없는 명절이라 셋이 가까운 거리 나드리 나서본다. 아침부터 서둘러 떠나면 좀 먼 거리라도 다녀오련만 오후 반나절만 허용된 시간이라 포항으로 가서 스페이스 워크 체험해 보기로 했다. 다행히 고속도로는 막힘이 없었는데 강구에서 포항까지 도로는 양방향 차량들로 빼곡히 마치 같은 목적지에 단체로 움직이는 일행들처럼 이동했으므로 평상시보다 한 시간가량 더 소요되었다. 스페이스 워크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40분경. 명절이라 관광객이 많은 것..
잡곡밥 싫어라 하는 랑님과 작은딸 입맛에 맞추느라 잡곡밥 좋아라 하는 저는 저 혼자 먹자고 잡곡밥 안하게 됩니다. 가끔 아주 가끔 콩밥이 먹고파서 은근슬쩍 서리태를 몇 알 넣어 랑님 밥공기에 담지 않고 내 밥에만 몰래 숨겨 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밥 맛이란 것이 콩을 숨겼다 해서 콩밥이 아닌 것이 아니기에 그리고 밥 색이 뽀얀 것을 좋아하는데 서리태콩의 보랏빛색으로 물듦을 감출 수가 없으니.. 어느 친구가 내 수다를 듣더니 청서리태콩을 밥에 섞어 먹으면 거므스레 물듦을 약간은 걱정 덜 수 있다 하기에 올해는 청서리태를 사서 실험 삼아 몇 개 섞어보니 그러게요 보랏빛으로 검은 물 스며듬은 없었지만... 서리태 콩맛은 아닌지라... 나중에 이쁜준서님께서 "선비콩"이라 알려주셔서 이제는 그것을 청서리태로 안 부..
난 평소 린 가수의 노래 듣기를 즐긴다. 요즘 현역가왕에서 린을 매번 만날 수 있어 빠지지 않고 그녀의 노래를 듣고 보고 흐뭇한 짝사랑하고 있다. 늦은 시간까지 방영되는지라 화요 밤은 잠이 모자라도 다음 날 피곤을 느끼지 못할 만큼 편안하다. 오늘은 현역가왕 마치는 시간 이어서 사우디와 아시안컵 축구 경기가 생방 된단다. 잠을 포기하고 축구 응원을 해야겠다. 마음먹고 홀로 앉아 조용히 응원할까 하다가 그래도 축구경기는 여럿 어울려 응원하는 것이 더 재미나기에 만약 승리까지 한다면 그 기쁨을 함께 키울 동지가 필요하기도 하고ㅎ ㅎ 잠든 랑님을 두세 번 불러 깨워 축구 경기 시작을 알렸다. 계속 자련다 하면 재촉하지 않으려 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 쉽게 일어나 티비 앞에 나와 준다. 다음은 작은딸 방을 노..
손녀는 신정날 다녀가고 인사동 모임 있던 날 청량리에서 만났고 그리고 며칠 전 큰딸 내외 조문하러 오는 길에 따라와 일곱 살 맞이 생일 파티도 했었다. 또래들 보다 작고 왜소하게 크니 또래들보다 옷도 한 치수 작게 입는 손녀인데 이달에 나와 세번 만남을 할 때마다 제법 키가 크는 변화를 느끼겠다. 설날이 다가온다. 지난해 입은 한복이 맞지 않을 것 같다. 는 생각을 했다. 세뱃돈으로 한복하나 장만해서 보내주려 검색해 보니 39.000원 ~ 41.000원이면 살 수 있는 한복이 많았다. 큰딸 카톡으로 여아한복 사진 몇 가지 보내며 손녀에게 이 사진들을 보여주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사이즈와 함께 나에게 알려주면 세뱃돈 대신 사 보내마 설날 입히도록 하라 적어 두었다. 한복 모델 여아들이 너무도 이쁘다 어쩜..
친지님 장례를 알리는 문자를 보냈더니 조문을 하기 위해 큰 딸네가 퇴근하고 비 내리는 고속도로를 멀미하는 아이 태우고 달려오느라 늦은 시간 도착하였다. 손녀의 생일 파티 하기에는 날짜가 많이 빠르기는 하지만 만남을 했을때 생파를 당겨 해주려 급하게 준비했다. 퇴근길에 제과점에서 손녀가 좋아할 만한 케이크를 사놓고 지난번 거제 이수도에서 내 생일 파티 이벤트 용품들을 한번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워 내가 손녀 주려고 챙겨 왔었는데 그것들을 꺼내 놓았다. 왕관을 찾으니 그날 숙소에서 버리고 왔는가.. 없어 케이크 포장 끈으로 급하게 머리띠 하나를 만들어 머리에 올려주었으나 손녀는 그것도 흡족하니 예쁘다 해 줬다. 준비 없이 급하게 모여 늦은 밤에 짧은 파티를 해 주었는데 손녀는 이벤트 차림을 벗지 않고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