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불똥 튀다 본문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하루였다.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아플까 긴장하게 되는 오후 시간을 보내고
평소 보다 30분 일찍 퇴근하고 귀가했다.
일찍 누워 쉬어 보려
바로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후 침대로 향하며 폰을 열었다.
컨디션 좋지 않아 폰을 들여다보지 않았기에
8시 이전에 도착한 친구의 청첩장 문자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안방으로 향하던 걸음 잠시 멈추고 청첩장 클릭을 했다.
예식을 알리는 아주 평범한 인사 말이 읽히고..
그다음 다운로드 하라는 클릭창이 파란색으로 크게 보이며
상세한 내용은 클릭해서 보란다.
아무 의심 없이 다운로드를 클릭했다.
예식 날짜와 장소 시간을 확인하고 일정표에 메모를 해야 했기에
다른 일정에 중복되는 날짜가 아니기만 바라며...
그런데 기대하던 창이 열리지 않는다.
두 번 세 번 자꾸 클릭했지만
여전히 열리지 않는다.
문자라서 안 열리나 보다 생각하고
친구에게 카톡으로 청첩장을 다시 보내 달라는 요청 문구를 보냈다.
그런데...
바로 전화벨이 울린다.
오랜만에 기쁜 소식에 안부 나누려고 아주 반가운 음성으로
잘 지냈느냐 한마디 건네는 중
상대는 내게 다급히 "그게 내가 아니야 ~ 내가 보낸 거 아니야!!!" 하는데..
순간 앗!!! 보이스피싱?????
그때부터 난 다급히 작은딸을 불러 나를 도우라 했다.
난 떨려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니
나를 도와 내 모든 계좌에 돈을 빠르게 너의 게좌로 옮기라 했다.
이것저것 전 줄 마음 여유가 없었다.
작은딸은 내 다급함을 인지하고 내 폰을 받아 들고 뱅킹을 시작했다.
그리고 거래 은행마다 전화하여 거래 정지와
공인인증서 중단을 요청했다.
거래를 자주 하지 않는 은행통장은 계좌번호도 모르고
인터넷뱅킹 앱 조차 없어서
내 매장까지 달려가 통장 번호를 확인해야 했다.
밤 시간이라 이 모든 조회들이 순조롭지 않았다.
한 곳 은행 여직원이 참으로 친절했다.
모든 은행의 카드 거래 중지까지 도와주시더니
폰 속에 PASS 앱이 있으며 사용하고 있느냐 물으신다.
그렇다 운전면허증이 등록되어 있다. 고 답했더니
그 운전 면허증이 도용되어 대출까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빨리 경찰서나 파출소로 가서 운전면허 분실 신고를 서두르라 한다.
갑자기 생각하니 파출소는 어디에 있었는지 생각조차 안 나고..
가까운 경찰서로 달려갔는데...
경찰서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도와줄 수가 없단다.
다시 지구대로 달려갔다.
지구대에서도 운전면허증 분실 신고 같은 것은
그곳에서 받아 주는 민원이 아니라 한다.
내 폰을 받아 들고서 악성코드가 깔리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고
내일 오전 9시 이후 경찰서 민원실로 가서
운전 면허증을 바꾸면 된다고 알려준다.
다음은 내 폰 기지국에 전화를 걸었다.
더 이상 해킹을 당하지 않게 안전을 요청하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려 했는데...
지금은 안내 시간이 아니라 한다.
어쩔 수 없는 벽을 느꼈다.
힘들어 지쳤던 내 육에서
갑자기 힘듦이 사라졌던 2시간 30분간의 김박함과 아득함...!!
작은딸이 운전하며 나를 여기저기 다녀주어 얼마나 고맙던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주차하는 시간은 12시가 가깝다.
내일 아침부터 휴대폰 기지국을 다녀와야 하고
경찰서 민원실 가서 운전면허증을 바꿔야 하고
각 거래 은행마다 다니며 정지시켜 둔 모든 거래들이 정상으로
작동하도록 서류 작성 다녀야 하고...
당부 드립니다.
혹여나 저의 번호가 저장 되어 있는 분들은
제가 발송 된 것으로 청첩이나 부고 받으시면
무시하고 열지 마십시오.!!!
24.12.11/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