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첫눈 내린 날 본문
첫눈이 내릴 거라는 예보는 있었지만
아침 식사 준비 시간에 햇살이 주방까지 들어오기에
예보가 어긋났나 보다... 생각했었다.
출근길 지하 주차장 나서며 보니 새벽에 비 내렸던가
도로는 젖어 있고 노란 은행잎들은 가로수 아래 쌓여
차들이 속도를 내고 달려도 날지 못했다.
새벽에 비가 왔었나 보네...
매장에 도착하여 커피 한잔 타 윈도 앞에 서는데
문 밖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 내리기 전에 출근하여 다행이다 하는 순간
비는 눈으로 날리기 시작하고
금세 온 세상 회색빛으로 어두워지더니 앞을 분간할 수 없는 눈이
거칠게 한동안 이어졌다.
다시 눈도 비도 그치는가 하면..
또다시 거친 눈보라가 날리고..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예약된 고객님도 안오시고
마음까지 어수선 심란하다.
친구들 단톡방에 첫눈 내린 날 안부와 소식들이 올라온다.
붉은 단풍 덮은 제법 두터운 설경들
다 떠나지 않은 가을이라 할지라도 오늘로 완벽히 보내고
하얀 겨울을 두텁게 껴안은 증거 사진들중 단 네장만
내 블로그에 올려도 되겠느냐고
사진 찍은 친구에게 허락을 구했더니
마음 너그러운 벗이 흔쾌히 그렇게 하란다~
고맙 그러~
하루 종일 비와 눈이 오락가락했고
나는 난로를 껴안고 있었음에도 움츠린 탓인가
슬슬 감기 증세 비슷하니 재채기도 나고 입맛이 없어
저녁을 건너뛰었다.
그리고 퇴근길 트럭에서 순대 파는 차가 보였다.
갑자기 숨 넘어가도록 저 순대가 급 먹고 팠는데 역시나 줄이 길다.
순대차 앞뒤로 대기 차량과 양쪽으로 서 있는 대기줄을 보니
앞으로 한 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겠다.는 예측이 보인다.
이곳에 순대는 한시간 기다림은 짧은 것이기는 하나
오늘은 내 몸이 괘운치 않아 대기줄 뒤에 서는 것을 포기하고 왔다.
어떤 때는 대기줄 뒤 부분 사람들은 못 사고
순대가 품절되기도 하므로 안 먹기로 마음먹었으나
자꾸만 순대차가 그곳에 아직 있을 것 같은 미련으로
패딩이라도 걸치고 나가볼까 라는 유혹이 당긴다.
24.11.27/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