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생강술 담근 날 본문
오랜 서울 생활 청산하고
지난여름 고향으로 귀향한 친구에게
직장은 잡았는지 안부를 묻고자 전화했었다.
어찌어찌하다가 아파서 지금은 입원 중이라 했었고
다음 달에 캄보디아로 이주할 것 같다 하기에
내 이사 정리가 어느 정도 되면
곧 한번 너에게 다녀오마 하고서 통화 마무리를 했었는데
오늘 그 벗을 만날 날짜 약속 정하러 전화를 걸었더니
이미 캄보디아 도착해 있단다.
.....
뭔가 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
물론 같은 하늘 아래 있다 하여도
수년 얼굴 못 보고 살기는 했지만...
그래도
벗과 더 오랜 세월 더 멀리 떨어져야 할 것 같은 예감에
곧 그녀를 만나러 다녀오려는 마음먹었는데
이렇게 허무히... 떠나보낸 것 같아 미안하고
뭔지 모르게 속상하다.
그녀와 통화 끝에 내가 "나 너 도둑맞은 거 같아!!" 했다.
그녀는 내게 생활 안정 잡히면 초대한다고
여행 다녀가라... 한다.
갑자기...
봄이 오면 우리 둘 여행하자 했다가
가을에는 꼭 둘이서 여행 한번 하자 했다가..
너 이사 후에 내가 한번 널 만나러 갈게... 하기도 했었고
이사 준비로 바쁘니 내 이사 다 하면 네가 내게 다녀가거라 했다가...
그러다 그녀를 잃어버린 것 같다.
아주 많이 외롭게 했던 것 같고
아주 많이 미안하기만 하다...
허전한 마음으로 주방에 섰다.
그동안 미뤄오던 생강술 6l 담그고..
내일 생강청 만들려고 3kg 씻어 두고 왔다.
미뤄둔 일들 더 이상 미루지 않고 하나씩 찾아가며 마무리해야겠다.
모두 다 때가 있으니...
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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