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마음뜨락 (100)
아름다운 블로섬
마음 개운치 않은 일이 있다. 시간 지나면 어떻게든 해결될 일이지만 지금은 비 내리기 전 하늘처럼 무겁고 흐리다. 멀뚱하게 윈도 밖을 보고 섰다가 마음 관리를 위해 잠시 가게를 벗어났다. 월영교 한바퀴 돌고 와야지.. 했는데 월영교는 주차장 진입조차 어렵도록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낙강물길 공원 쪽으로 가볼까 하다가 멀리서 보니 관광차가 마치 기차 행렬처럼 이어져 있기에 인근에 사는 친구를 불래내 곁에 태우고 훌쩍 임하호로 내달렸다. 잔잔한 물가에 조용히 앉아 수심 같은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신중하니 생각해 보려 했는데 이제는 점점 혼자 보다 곁에 누군가 함께 있음이 의지 되고 좋다. 단풍색이 기대보다 예뻐서 좋고 가을햇살이 포근하니 겉옷까지 벗어 놓고 가벼워 더 좋았다. 더구나 친구의 근황은 요즘 살..
사진 : 마지막 날 손녀가 외할머니 가실 때 이 빵들 가져가서 외할아버지와 이모에게 전해 주세요. 하며 손수 만들어 준 빵. (물론 자르고 섞고 하는 작업은 큰딸이 도와줬겠지만) 샐러드 속이 제대로 못 들어간 것인지 들어갔다가 튀어나온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이 빵을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 하니 발레보다는 요리에 재능이 있는 것일까? 내가 너무 놀라서 사진부터 찍고 상할까 봐 얼음팩 추가하여 통에 담아 왔다. 여러 가지로 마음이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거 같아 나는 몹시 당황스럽다. 23.10.22/오후 메모 남의 집 청소 후유증 해외 출장 다녀오는 딸 집에 내가 일주일 머물다 온 다음날 큰딸은 아침 출근시간에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엄마 나 사원증 못 봤어요? 출근하려니 사원..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을 워킹맘이라 한단다. 내 딸이 워킹맘이 아니었더라면 몰라도 좋았을 단어였지 않을까.. 일하는 엄마를 둔 손녀가 "외할머니 도와주세요~" 이전처럼 코로나 격리 기간도 아닌데 또다시 호출을 한다. 일주일 해외출장 다녀오겠다는 큰딸. 이번에도 도와 줄수 있는지 조심스레 물어 왔지만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어여쁜 손녀와 꿈같은 일주일 동거를 상상하노라면 오히려 내가 더 고마울 뿐 ~ 약속 날짜에 청량리 역에 도착했더니 손녀가 어미아비랑 같이 마중을 나와있다. 내 짐은 사위가 받아 들었고 손녀는 내 손을 꼭 잡고 꽃밭에 나비 날듯 나풀나풀 좋아라 한다. 외할머니 이 것 좀 보세요. 외할머니 여기 참 좋지요. 외할머니 이 쪽으로 걸어요. 외할머니 여기는 조심해야 해요. 외할머니 외할..
그녀의 예식 소식이 반가웠다. 오래도록 내 가슴 밑바닥부터 짠한 외로움.. 그런 것이 강하게 느껴지던 그녀였기에 청첩이 날아든 순간 울컥한 감동까지 스몄으니 지난날 나와 그녀의 얽힌 추억 구석구석마다 장미향 번지고 예식날까지 약간 들뜬 감정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마냥 좋았다. 예식이 진행되는 내내 그녀가 울다 웃다 했다. 나도 왠지 그녀 따라 울다 웃다 했지만 그녀와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은 아니었을 것이고 그녀를 지켜보는 나만의 그 어떤 감정으로 그녀 따라 괜스레 울다 웃다 했다. 신랑신부의 앞 날을 위해 축복의 박수를 쳐 주던 순간에는 폰도 손에서 놓고 손바닥 아프도록 큰 박수를 힘차게 쳐 주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날.. 신랑신부가 야외 예식을 위해 준비해 둔 우산이 일회용이라 하기..
방금 큰딸에게서 이런 톡이 왔습니다 ㅎ 김치 더 보내 달라는 말 맞겠지요? 더 보내 달라는 말 아니어도 이런 애교받으면 김치 통째 보내줘야 하는거 맞지요?? 아흐 ..바쁜데.... 쯥...ㅠ ㅎㅎㅎ ㅋㅋㅋ 23.09.15/밤
보름 전 즈음.. 아무리 생각해도 내 실수나 내 잘못이 아닌 일이건만 연세 높은 어르신의 야단치듯 훈계하듯 아니 나쁜 마음으로 들으면 비아냥 거리듯 하는 날카로운 말씀을 일방적으로 들어야 했습니다. 목소리로 감지되는 연세가 70은 넘은 듯 아니 80은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뿐이지 난 그분을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통화 연결조차도 처음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바늘 끝 같은 언성에 대꾸 한마디 못하고 네. 네. 네. 네네, 네네..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고서 그 전화 끊은 후 쪼그리고 앉아 잠시 눈물을 닦아야 했지요.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눈물이 솟구쳤지만 그 눈물 흘리고 있을 시간 여유조차 없었기에 꿀꺽꿀꺽 목구멍 위로 솟구치는 억울한 눈물 간신히 억 누리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계속하던 일을 해야 했습니..
잠을 자고 또 자도 끝없이 하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졸다 깨다 하지만 가끔씩 뜨고 있는 눈꺼풀이 쌀가마니 보다 무겁다는 것을 느낍니다. 내 뺨을 내 손으로 몇대 때려가며 정신 차려보려 노력하여도 금새 또 다시 졸음이 전설의 고향에서 보던 먹구름처럼 스르륵 몰려듭니다 기운을 차려 볼까 하고 할 일 없이 거리를 걸어 보네요 두 다리가 천근만근 끌려다닙니다. 버스 정거장에 앉아 버스 기다리는 분들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정거장이 비워지면 저 의자에 누워볼까 간절합니다. 가을 복숭아 수확 마친 다음 날 서울 병원으로 예약된 진료를 다녀왔습니다. 두 시간 30분길 자다 깨보니 병원 주차장입니다. 보호자로 따라갔으니 진료 대기의자에 앉아 봄볕에 병아리처럼 끄덕였습니다. 돌아오며 두시간 30분길 여전히 잤습니다. 가끔..
가을 복숭아를 수확 판매 시작했지만 가을이라고 생각 못했습니다. 천근만근 두들겨 맞은듯한 몸을 간신히 일으켜 하늘이 다 열리지 않은 새벽길 달려왔지만 어제 다녀간 벌초객들이 길을 망가뜨려 놓은 탓에...ㅠ 이번에 구입한 중고 트럭이 나는 더 이상 못 올라가오~ 반항하며 서 버리네요. 차는 못 올라가겠다 하고.. 랑님은 길을 망가뜨린 벌초객들 원망하는 한마디 없이 망가진 차를 고쳐 보겠다고 차 아래 누웠어요. 그 사이 나는 할 일 없어 패랭이를 찾아봤지요. 이 길에 패랭이는 봄부터 펴서 아직도 내 눈길을 끕니다. 패랭이만 보면 모친 생각이 납니다. 겨울에 동백꽃을 만나도 엄마를 보는 듯하지요. 그들과 엄마는 닮았다는 느낌입니다. 큰딸이 이 길 처음 왔을때 패랭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외할머니 닮았다 했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