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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화장실 휴지 소동 본문

♣ 마음뜨락

화장실 휴지 소동

블로섬 2025. 4. 11. 17:38

 
 
 
 

 

 

 

 
 
 

이전 생략~
 
 
 
이가리 전망대 아래 바닷물이 투명하도록 맑다.
내가 갯바위 위에 양말까지 벗어 놓고
물속으로 들어가려니
 
"옷 젖는다, 미끄러질라~등등.."
가족들은 다양한 핑계로 말렸다.
 
그렇다고 날씨 좋아 하얀 포말 조차 없는 물속을 보고
말린다고 안 할 내가 아니였다ㅋㅋㅋ
 
무릎까지 걷어 올린 바지 끝이 젓고
팔뚝 위로 끓어 올린 소매 끝이 젖어도
결국 바위 아래 찰랑이는 긴 물미역을 맨손으로 뜯어 올렸다.
 
이 무렵 갯바위에 붙은 물미역 맛을 어찌 포기 하랴
여섯 명 다 같이 한올씩 나눠 맛나게 맛보았다 ~
 
이가리 전망대 화장실에는 휴지가 없었다.
휴지 없음을 모르고 들어간 형부께서
휴지가 없으니 빨리 가져다 달라고
전화통 스피커 속에서 휴지 휴지 ~ 크게 소리 치셨는데
 
다급하니 목청도 크셨지만
폰 미디어 성능 또한 뛰어나서
바닷가 산책하던 모든 사람들이 다 들었을 정도였다.
 
남 여 화장실 이용하던 관광객 있었다면
짐작하건대 아마도 저마다 각 칸에서 엉덩이 들썩이며
일순간에 단체로 폭소를 터트렸지 않을까ㅎㅎㅎㅎㅎ
 
우리도 다섯 명이 한순간에 각각 휴지 찾아 흩어졌다.
남동생은 남동생 차를 향해
남편은 남편 차를 향해
튕겨 나가는 스프링처럼 뛰었다.
 
주차장은 언덕 위 길 건너편에 있었으므로
화장실에서 소리치는 형부 쪽에서 보면 꽤나 먼 거리였지만
시간을 논할 틈이 아니었다.
 
다행히 언니와 내가 서 있던 자리 주변에
차량 뒷편을 이용한 아주 작은 매점이 있었는데
그 간이매점에서 휴지를 쟁여두고 파셨다.
 
하지만 이번에는 언니와 내 주머니에 돈이 없다.
오두막 가족들 단체 나드리는 총무가 모든 지출을 담당하므로
차에서 지갑 챙기는 필요를 잊은 탓이다.
 
주차장으로 뛰어가는 두 남자를 향해
손나팔을 하고 소리,소리 질러 불러 세워
이번에는 주머니에 돈 있냐 물었고
지갑이 주머니에 든 남편이 뛰어가던 길을 다시 달려와
휴지 값을 지불했다.
 
언니는 휴지값 결제 전에
바톤 터치 하듯 휴지 낚아 화장실 향해 뛰었으니
동기간 뭉친 우예는 화장실 휴지 하나에도 위대했다.
 
요즘 어느 관광지 이던지
화장실에 화장지 없는 곳이 없는데
간이매점에 챙겨두고 파는 휴지를 보고 괜한 의심이 갔다.
 
어쨌건 가족 모두가 즐거운 소풍을 나섰으므로
이 또한 한바탕 폭소 터트리는 기회로 삼았고
하루 종일 실실 웃음 흘리며 다니는 계기가 됐다.
 
 
이후 생략~
 
 
25.04.06일 /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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