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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나 63세에 처음 5km 뛰다 본문

♣ 마음뜨락

나 63세에 처음 5km 뛰다

블로섬 2025. 3. 9. 18:56

 

산행 중 다친 후유증으로 무릎 연골 수술하고 10년~

 

행여나 또 다칠세라 조심하는 행동에도 불고하고

가벼운 산책길 나무뿌리에 걸려 엎어져 손바닥을 꿰매기도 했고

평지길 걷다 오른발이 왼 발목을 걸고 넘어져 한동안 절름거리도 했었다.

 

그래서 시작한 걷기 운동

바른 자세로 걷고 뛰고를 알려준다는 친구의 정보를 잡고

시작한 마라톤 동호회 합류

 

지난번 초암사 아래 경사로에서 힘없는 오른발이

작은 모래 알갱이들 밟고 미끄러지며 엉덩 방아 찧은 후

아직도 꼬리뼈 아파 운전이 힘들건만

성주 참외마라톤대회 같이 뛰자는 권유를 받았으니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마라톤을 한단 말인가

손사례로 강하게 거부했으나

마라톤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구경이라도 해 보고픈 유혹을 앞세워

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 뒤로하고

접수 명단에 내 이름도 용감하게 올렸다.


 
 

 

동네를 한 바퀴 뛰어도 체력이 딸리는데

마라톤을 접수해 놓고 날씨 춥다는 핑계와 눈 내렸다는 핑계로

뛰는 연습은커녕 걷기 조차 않았던 생활이 이어지면서

놀림거리가 되면 어쩌지 괜히 접수했나?라는

두려움만 근심으로 키웠었다.

 

식탁 위에 성주마라톤대회 홍보지를 올려두고

운동보다 기도를 더 많이 했던 날들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맞이한 3월 9일 아침

회원님들과 한차에 합류하고 성주별고을운동장으로 향했다.

 

선착순 7,000명을 접수 정보를 읽고 갔으나

대단한 인파에 놀라 이런 자리 처음 참석한 나는

스스로 이방인 된 듯 어색하기만 했는데

 

지도해 주시는 샘께서

몸풀기해야 한다면서 트랙 속 그 많은 인파를 뚫어가며

길 열어 앞서 뛰어 주셨다.

 

나도 일행들 뒤따르며 가벼이 뛰었건만

몸풀기는커녕 마라톤 시작 전에 이미 체력 소모...ㅠㅠ 아고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도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다.

 

친구는 내게 걸어가도 다녀올 수 있는 거리라 겁먹지 말라 했으니

그래 까이꺼 걷다 오지 뭐 하는 배짱으로 출발 행열에 합류했는데

1km 즘 뛰었으려나 힘듦을 느끼고

거기서부터 뛰는 것을 멈춰 걷고 싶었으나

 

30km를 달려도 이상 할 것 없어 보이는 지도자 샘께서

마라톤 초보들을 위해 5km 접수하셨다고

초보들 곁에 왕복 계속 함께 뛰어 주실 거라는 말씀 때문에

 

실망드리지 않으려 꾹 참고

순간순간 알려주시는 자세를 배우며 열심히 뛰며 따랐다.

더 이상은 벅차다 느낄때즘 저만치 오르막이 보였다.

 

"설마 저 오르막 길을 뛰라 하지는 않겠지,

아마 저 곳에서는 좀 걸으라 하시겠지"

그런 기대로 참고참고 참으며 뛰는 것을 멈추지 않았건만

 

오르막에 닿아서는

"엉덩이를 뒤로 더 빼세요... 고개를 드세요..."라는

지도가 이어졌을 뿐ㅠ

 

10km 접수했으나 오늘은 감기 증세 있으니 10km 출발 후

어느 지점에서 뒤로 빠졌다가 5km 처음 뛰는 나를 만나

같이 동행하겠노라던 친구는 반환점에 닿도록 보이지 않았고...(폭삭 속았음ㅋㅋ)

 

절반은 뛰었으니 돌아가는 내리막 길에서는

"조금 걸으셔도 됩니다" 하실 거라는 기대까지도 어긋나서

상체를 뒤로 젖히라는 어명 같은 명령도 따라가며

 

더 빠르게 좀 더 천천히....

나중에는 그 친절한 가르침도 거절할 기운조차 없어

될데로 되라 순종하고 있건만

 

웬일 이제는 뒤돌아 보라 하신다.

걸으세요 라는 명령만 기다리며 복종하듯 따르는 중에

뛰며 뒤까지 돌아보는 재주까지 하고 보니

나를 향해 까맣게 떼 지어 몰려오는 인파...!!

 

내 앞도 까맣고

내 뒤도 까맣고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어쨌거나 나의 첫 번째 마라톤은

한걸음도 걷지 않고 5km 뛰어 완주했지만

5천5만 km 뛴 것만큼이나 자부심 뿌듯하니

나도 할 수 있었음에 스스로 대견함을 가족들에게 알렸다.

 

덕분에 손녀 태어나고 8년 만에

가족 안에서 나의 인기가 상승하는 맛까지 느끼게 되었으니 ㅎㅎ

이것은 내가 창출한 오늘의 기적이로다!!

 

25.03.09/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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