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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나이 계산 본문

♣ 마음뜨락

나이 계산

블로섬 2024. 2. 15. 16:06

 
 
정체가 심해 지루하던 길 위에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스피커 폰을 열었으니 가족이 다 같이 들었는데
그래 너도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건강하거라 ~ 셋이서 각 다른 덕담을 했다.
 
외 할머니 내가 오늘 아홉 살 되었잖아요 맞지요?라고
어떤 결단을 내겠다는 듯 물어 왔다.
 
어째서? 네가 아홉 살 되었다 생각하느냐 내가 되물어 봤더니
 
지난번 바다에서 해 뜨는 거 다 같이 봤던 날 내가 일곱 살 되었다 했잖아요.
 
응 그래 그랬지 그런데?
 
그 후 내 생일 파티를 했으니 또 한 살 더 되었고 
오늘 떡국 한 그릇 다 먹었어요 그럼 또 한 살 더 되었잖아요.
그러니 오늘부터 나는 아홉 살 맞지요?
 
설 세배를 다니다가 누군가 나이를 물었고 
아홉 살이라 대답했더니 
곁에 있는 엄마 아빠가 일곱 살이라 다시 말하여
손녀는 매우 억울하고 속상했던가 보다.
 
그래서 나에게 정확한 확답을 들으려 한다는 것을 
어미아비 설명 없이도 눈치로 금방 알 수 있었다.
 
내가 답했다.
 
난 네가 지금 아홉 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잠시 했었다. 만
하지만 난 말이야 네가 바다에서 해 뜨는 거 보러 갔던 날과 
생일 파티를 했던 날과 
오늘 떡국을 먹었으니 
세 날을 모두 합쳐야 한 살 더 늘어난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려 줄 수밖에 없단다.
 
나도 말이야 지난번에 네가 내 생일 케이크를 같이 잘라 주었고
바다에서 해 뜨는 것을 만나러 같이 갔었고
오늘 아침 떡국을 먹었으므로
세 가지 모두 합하여 정확하게 한 살 더 늘었거든..
 
만약 나는 세가지 다 합하여 한살 더 늘었는데
너는 그 세 가지를 각각 한 살씩 더 한다면 
곧 너의 나이와 나의 나이가 같아지는 날도 올 것 같으니
 
외할머니처럼 금방 할머니 되지 말고
일곱 살은 예쁘게 유치원 다니고 건강하니 자라
다음에 또 바다에서 해 뜨는 거 만나고 생일 파티 또 하고 떡국 또 먹게 되면
여덜살 되어 초등학교도 가고 그래야겠지?
 
손녀의 "네~ " 란 답이 아주 작게 힘없이 들려오더니 저절로 끊어졌다.

아무도 자신의 확고한 믿음을 맞다고 장단 맞춰주지 않으니 심드렁 했으리라.

 
그래 너 말이 맞단다. 라고 편들어 주지 못해 나도 미안했다 ㅎㅎ
 
 

 
 
24.02.10일 / 설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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