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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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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농원

틈틈이

블로섬 2023. 8. 20. 19:54

 
가느다란 실오라기 같은 모종 다섯 포기
친구에게 건네받으며 뭣이냐? 물었을 때 
친구는 나에게 아로니아 모종이라 했습니다.
 
밭둑에 심어두니 여러 해 무럭무럭 잘도 자라서
가지치기를 여러 번 했으나 이제는 내 키를 넘습니다.
 
새들이 절반 먹고 
내가 절반 따고 합니다
 
일찍 따 내리면 더 많은 소득이 있겠지만 
새들이 복숭아 자두들 건드리지 말고
아로니아 따먹는 것에 만족해 달라는 내 기도가 
수확을 늦추는 이유입니다.
 
아주 조금 남으면 나도 먹어야 하니까 ㅎㅎㅎ
이렇게 짧게 짧게 가지치기하여 
그늘에 앉아 똑똑 따내렸습니다.
 

 
다음은 밭 둑에서 키우는 머루입니다.
머루도 그냥 두면 새들이 다 따 먹습니다.
 
하나 따 먹으며 열개를 흘려버리니...
머루는 제가 새 보호 그물망을 치고 관리합니다.
 
올해는 새들에게 머루를 양보하지는 않아 
이만큼씩 두 바구니 따서 
머루주 담고 
머루 효소 담고..
이쁜 님들께 나눔도 좀 하고요 ~
 

 
시가지 복숭아 배달은 거의 비대면 거래가 많습니다
통장으로 선입금 확인하고 배달을 나서기도 하지만 
젊은 분들은 비대면 거래가 편하여 대부분 그리 합니다.
저 역시도 이 방법이 편하고요.
 
코로나가 비대면 거래를 문화로 자리 잡게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복숭아 가져오면 돈 건네주며 복숭아 건네받으시지요.
 
이 방법은 서로 얼굴 익히며 안 부하며 
정 이어가는 기회 되니 
저는 이 방법도 마음 따습고 좋습니다.  
 
시골이라고 다 같은 작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도 복숭아 배달을 자주 다녔습니다
 

 
어느 집은 여주를 썰어 놓고 말리더군요
대바구니에 널린 여주...
 
꽃만큼이나 아름답지요?
 
제가 좀 더 작게 썰었어야 하지 않나요? 
여쭈었더니 
크면 부스러기가 없어 거름망 사용 안 해서 좋다 하시데요.
그 말씀도 맞는 듯했습니다.
 
 

 
 
또 어느 집에 배달 갔을 때 
처마에 널린 금화규 꽃입니다.
콜라겐꽃이라 불리기도 하지요?
 
내년에는 저에게도 씨앗을 나눔 하시겠다 하셨습니다.
달라는 청도 안 했는데 무척 감사했습니다.
저도 고맙습니다. 먼저 인사했지요.
 
그것이 구두 계약 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농촌 인심이지요.
 

 
배달 중에도 부재중인 집 앞에서는 
잠시 기다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참을 서 있어야 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이럴 땐 뒤에 이어서 배달 가야 하는 모든 약속들이 미뤄지니
마음이 조급해지지만 어쩔 수 없이 그늘 짙은 자리에 차를 세우고
잠시 쉬어 보고자 할 때입니다. 
 
차창 밖에 보이는 귀이한 열매가 눈길을 끕니다.
다가가서 확인해 보니 감태나무 열매였어요.
 
차로 이동 하지 않아도 되는 이웃은
거의 매번 밤늦은 시간 배달이 많았어요.
 
야간 운전 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 편해서 제일 나중 배달을 자주 했지요.
 
 

 
어느 날은 보름달 뜬 풍경도 보았는데
엊그제 밤에 같은자리에 서 보니 초승달이 떴더군요.
 
내가 똑같은 일상을 하루같이 움직이는 동안
어느덧 보름이란 기간이 지났구나.. 가늠했습니다.
 


벌써 귀뚜라미 소리가 들렸습니다
가을이 성큼 왔다는 소식이겠지요.
 
가을 복숭아 가을 자두 수확을 앞두고 
지나간 20일간의 여름 이야기들은 수고로움 다 잊고
또 한 편의 꿈같았다 기록합니다.
 
2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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