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한식 날 민들레 수확 본문
한식날 점심 식사 후
잠깐 짬 내어 친정부모님 묘소를 다녀오겠노라 했다.
곁에 있던 랑님이 같이 가자 하기에
혹여나 민들레 있으면 함께 케오자 하고서
농사용 바구니까지 챙겨갔다.
부모님 묘소가 있는 밭은 지난해 가을부터 묵힌 밭이 됐지만
남동생이 수년 주말마다 정성을 다해 가꿔오던 밭이기에
매화꽃 속에서 남동생이 일하는 모습도 만나질까
그리움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였다.
누나들이 봄마다 매실청 담을 매실을 많이 사더라고
앞으로 매실은 자신이 공수하겠노라 큰소리치고 심어둔 매실나무에
연분홍 매화꽃이 한 밭 가득이어도 남동생은 다녀간 흔적이 없다.
지난겨울 전지 하지 않고 그냥 방치했으니..
쭉쭉 제 마음대로 뻗은 가지마다 빼곡 피어있는 매화꽃들이
왠지 주인 잃은 듯 안쓰럽게 보인다.
밭 입새에 체리나무 몇 그루는 지난주에 이 집 저 집
정원으로 나눠졌다는데
랑님께도 가져가라 하기에 우리 밭으로 두 그루 옮겨 심어놨단다.
대추나무가 베어지고 채리나무가 뽑혀 나간 주변으로
새롭게 올라온 민들레가 널리 자리 잡혀
샛노라니 꽃대 올리고 방긋방긋 나를 유혹한다.
위 사진은 토종 민들레
아래 사진은 외래종 민들레
남동생이 앞으로 이 밭에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겠다 하니
나는 가을에 하얀 민들레 씨앗을 모아 뿌려 보려 한다.
내가 민들레꽃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랑님은 괭이를 들고 열심히 민들레를 케 줬다.
나도 뒤 따르며 케 놓은 민들레 흙 털고 다듬어
바구니에 담는 작업 하기를 두 시간..
가게로 돌아와 그때부터 장사하며 짬짬이 시간에
뿌리와 잎을 나누고 다듬고 씻고 자르고 김치까지 담고 하기를
다음날까지 이틀 꼬박 민들레와 싸웠다.
아고고...
더는 못해요.
다시는 민들레 안 하렵니다. 힘들어 죽겠다 푸념을 늘였는데
민들레 김치는 왜 이렇게 또 맛난 지...
이 집 저 집 찬통에 담아 나눔 하고
내 먹을 양이 작아 보이니 괜히 아쉬워
다 먹고 한번 더 할까?라는
유혹이 앞선다.
24.04.05~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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