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눈 덮인 소백 그리움 본문
눈 덮인 소백산 야간 산행은 손전등이 필요 없었다.
하얀 산이 밤이어도 밝았고
일출을 맞이하러 산으로 오르는 등산객들은
나 외에도 앞으로 뒤로 줄 서 듯 같이 올랐으니
낮시간이냐 밤시간이냐 굳이 따질 필요도 없었다.
연하봉에서 일출을 맞이할 때도
비로봉에서 일출을 맞이할 때도...
구름 위로 떠오르는 해맞이 그 감동을 잊지 못해
새해 첫날이 아니어도
소백산에 눈 내리는 밤이 되면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아이젠을 챙겨 신고 소백으로 향하고 했던 그때를 지나...
지금은 너무도 멀리와 있다.
이제는 옛 추억에 그칠 체험이 돼버렸지만
아직도 나는 눈 덮인 소백산을 만나면 가슴이 뛴다.
배낭을 을러메고 싶고
서랍 속에서 녹슬었을 아이젠에
설산 오르는 꿈을 주고픈 충동을 느낀다.
달리는 차 안에서 휴대폰 카메라를 열고 수십 번 거듭 사진 찍으니
운전하는 랑이님이 나에게 무얼 찍느냐 물어 온다.
연화봉 ~
이 굽이는 왼쪽으로 도솔봉도 보이네
앗 여기서는 국망봉도 보인다.~
내 목소리가 약간 들떠 있었는데
80K 달리고 있는데
연하봉이 찍히냐고 의심으로 또 물어 준다.
이 폰카는 100배 줌 당겨 달도 찍어욤 ~
소백산 연하봉쯤이야 눈앞이지 ㅎㅎㅎ
30배 줌 ~
40배 줌 ~
50배 줌 ~
난 몽블랑을 한 번도 직접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몽블랑에 다가가는 날이 있다면
몽블랑의 모습도 이러하지 않을까...
나뭇잎을 다 벗은 겨울나무가
몽블랑을 다가가며 만나지는 푸른색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몽블랑을 만나러 가는 날의 설렘이라 우겨보련다.
사진에 담은 날 : 23.12.19일부터 23일까지 / 매일 아침 9시~ 9시 30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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