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딸과 함께 느린 여행 본문
작은딸과 단 둘 여행이 몇 년 만인가..
손꼽아 보니 9년 만이다.
9년 전에 거제 공곶이를 갔었는데
오늘 우연히 공곶이 할아버지께서 천국 가셨다는 소식을 접한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음에 올 때는 꼭 셋 같이 오라고...
나에게 진심 담긴 당부 주셨었는데..
9년간 왜 못 가봤을까...
네~라고 답하고
약속을 못 지킨 옛 시간들이 아쉽다.
23.05.11/ 아침 ( 기장역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메모)
딸이 효녀 인가
어미가 주책인가
여행 나가는 딸 따라왔더니
바다 내음도 장미향 보다 더 향기로운
내가 그동안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이 있구나!!!
따라나서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23.05.11일 (오전 메모 중에서)
기다림도 느림도 즐기는 방법 알려주며
이해의 폭과 상대를 위한 양보와 배려까지
나에게는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어 보이는 딸이
우리 둘만의 시간을 허락한 아빠께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수시로 사진 찍어 보내고
영상 통화하며 함께 인 듯하라는 애교까지..
다음에는 부녀만의 여행을 허락해줘 볼까나...
23.05.11일 (오후 메모에서..)
광안대교가 정면에서 보이는 호텔에서 1박
파도 소리가 좋아 바다 쪽 창을 밤새 열어 두고 잠잤다.
조식은 숙소로 배달된 브런치
양도 맛도 궂!!!
이 모두 작은딸이 엄마를 위한 준비였다.
23.05.12일 아침 메모 중에서
둘째 날 오전 꽃 찾아 부산시민 공원으로 ~
열차 타고 지하철 타고
택시 타고.. 버스 기다리고
한 없이 걷고..
바쁜 일 없이 쫓기는 일 없이
느리고 느린 여행이 좋았다.
지하철 안에서는
작은딸 어깨에 기대 깜박 졸기도 했으니..
운전 안 하고 주차 걱정 안하고
대중교통 이용이 세상 편했다.
23.05.11일 밤 12일 오전 메모 중에서
둘째 날 오후
부산 흰여울마을
집 출발 11일 오전 9시 10분
집도착 12일 오후 9시 30분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둘째 딸의 꼼꼼한 준비와
엄마의 안전을 염려하며 배려하는 모든 코스들..
편안한 여행 금쪽같은 시간들이었다.
언제 다시 또 이런 날이 가능 할까..
벌써 꿈 속이었나 싶다.
23.05.12일 (오후 메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