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달밤에 김장 2 본문
내 일에 바빠 해 질 녘에서야 남편 동행하여 언니집에 가 보니
어젯밤 절여둔 배추 50포기는 이미 다 건져서 깨끗이 씻어 놓았고
배추 건져낸 소금물이 아깝다고
언니는 15포기를 더 절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나 홀로 주방으로 들어가
세 가정 세 부부 모여 먹을 저녁 상차림부터 하였는데
언니가 조리대 위에 준비해둔 돼지갈비로 묵은지 찜을 했다.
돼지갈비가 익을 무렵 남동생 내외가 도착했고
언니와 형부도 고무장갑 벗으며 식탁에 앉으셨다.
여섯이 둘러 앉아 먼저 저녁부터 먹었다.
저녁 식사 마치기 바쁘게
여섯 명 각자 한 가지씩 일을 담당하였는데
형부께서는 마당에 김치육수 끓이는 일을 하셨고
남편은 마늘과 생강 껍질 벗기는 일을 했으며
남동생은 마늘과 생강 믹서하는 일을 했다.
올케는 찹쌀풀을 젓고
나는 쪽파를 한 아름 다듬었다.
쪽파를 밭에서 뽑아다 놓았으니 그 양이 얼만큼이다 설명하자면
마트에서 무겁게 묶인 단이라 할지라도 10단은 족히 넘지 싶을 만큼
한아름 하고도 수북 더 다듬었지 싶다.
청갓 나물까지 다듬어 시들지 않도록 비닐봉지에 담아 묶어두고
쪽파는 소쿠리를 업어 두고
내일 12시까지 언니집으로 다시 모이기로 설정하고서
밤 10시 넘은 시간에 헤어져 집으로 돌아 왔다.
모두 직장이 있는 사람들이라 야밤에 모여야 했지만
너일 내일 안 따지고 합심하여하므로 이쯤이야 거뜬하다.
24.11.22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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