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가을 길에서 본문
지난달 병원에서 처방받아온 약을 먹으면
독한 약에 취한 듯 몸이 늘어지고
밝게 기운 차리는 것이 어렵다.
쉬어야 할 것 같은데
일은 많고 쉼 할 시간여유는 없고..
약을 두 달 꼬박 먹고 검사를 다시 해 보자 했으므로
어떻게든 약에 적응해 보려는데..
그러므로 봄볕에 병아리 같은 모습이라 운전은 피해왔다.
오늘은 또 다른 병원에 진료 예약 된 날이다.
지난달 이사 문제로 예약일에서 한 달 연기했으므로
더 미룰 수 없는 상황.
갈까 말까 망설이다 운전석에 올랐다.
운전하며 긴장을 어찌나 했던지 허리를 꼿꼿이
등을 등받이에 붙이지 못하였고
핸들 잡은 손에 최대한 힘 줘 쥐었어도
눈이 뜨겁도록 열이나 기운이 떨어지니 운전이 너무 힘들었다.
몇 번 갓길에 멈춰 그만 되돌아갈까? 하는 망설임과 갈등하다가
이만큼 달려 왔음이 아까워 계속 목적지를 향해
달리다 멈췄다 했다.
카 오디오에 영탁 2집을 밀어 넣었고
폼 미쳤다~ 노래를 따라 부르지는 못하지만
집중하여 빠른 가사는 외워보려 노력 하며 병원 주차장 도착!!
병원 진료 대기 중 의자등에 몸을 의지하고
조금 졸았다 싶은데
저절로 잠에 빠졌었다. 가 맞을까?
내이름이 불리는 시간에 화들짝 놀라 진료실로 바로 들어갔으니
깜박 졸았는지 조금 잤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 덕에 진료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머리에 미열이 조금 떨어지고
사정없이 감기던 눈도 힘겹지 않게 떠진다.
그때서야 보이는 단풍길..
분명 갈 때와 같은 길이건만.. 어찌 갈 때는 못 보았을꼬...
갓길에 차 세울 수 있다면 멈춰 서서
올해 처음 보는 저 단풍을 사진 찍어 보련만
단풍이 곱던 길은 차를 세울 수 없는 도로라서
거치대에 올라 앉힌 폰을 향해
"빅스비 카메라를 열고 사진 찍어 줘 ~" 했더니
한 번에 알아듣고 카메라를 열고
"찰칵 ~"
눈앞에 80km 빠르게 스치는 한순간 가을을 내 폰 속에 담고서
주차하고 빅스비가 찍은 사진 열어 보니
다녀온 그 길에 그 곱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
무리해서라도 왕복 두 시간 길 다녀오기를
아주 잘했다. 고 내심 뿌듯하다.
24.11.04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