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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갑자기 본문

♣ 마음뜨락

갑자기

블로섬 2023. 12. 2. 12:51

 

근무 중에 내 폰으로 갑자기 날아든 영화 예매표

제목을 보니 최근에 핫한 이슈가 되는 영화다.

상영시간이 임박하니 망설이지 말고 빨리 선택해야 했다.

 

매장도 조용하고 앞으로 두세 시간 이내에 큰 볼일 없어

날아든 영화표를 들고 영화관으로 달려가

얼떨결에 영화상영을 했다.

 

수십 번 듣고 읽고 하여 이미 다 알고 있는 12.12 사태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참 어처구니없는 욕망의 검은 이야기..

 

두 시간 상영 중에 한 시간 즘 지난 시점에

고객님에게서 걸려온 상담.

 

그 시간에 내가 영화 상영 중이라는 말도 못 하겠고 

문자 면을 펴서 통화를 할 수 없는 죄송함을 전하며

무슨 일이냐 물어보니 견적 넣으라 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참 반가운 희소식이다.

 

두시 넘어 연락드리겠습니다. 하고 폰을 닫았는데

다시금 폰 진동이 시작되고 

 

"누구십니까? 2시까지 통화가 어렵습니다. 급하면 문자 주세요" 했더니

 이번에는 부동산이란다.

 

신문 광고에 싣고 여러 방면으로 매물을 적어 올렸으나

이사철 아니라 그런가 문의조차 없던...

 

영화 상영이 문제가 아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거금의 거래가 다급하다.

 

또다시 문자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데

뒷좌석에 앉은 분이 눈이 피로하다고 내게 다가와 

폰을 좀 닫아 주십사 한다.

 

내 뒤에 다른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 못하고 있다가

나는 나대로 화들짝 놀랐다.

 

몸을 반으로 접어 가장 뒷자리로 옮겨 앉았다.

영화 관람은 뒷전 부동산과 문자 교신에 몰두하느라 

영화에서는 어떤 내용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게 영화상영은 끝이 났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 더는 아쉬움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았다.

 

 

 

 

친구들 모임 날짜가 다가온다.

모여서 이벤트 할 것인데 하얀색 여름 롱원피스를

단체복으로 준비하라 했다.

 

나에게는 여름 흰색 롱 원피스가 없다.

총무에게 내게 그 옷이 있느니 없느니 대꾸할 필요도 없다

어느 모임에서나 총무가 가장 일이 많고 머리 아픈 위치이니

하자는 의견 데로 따라주면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또 이 겨울에 어디서 하얀색 여름 롱 원피스를 구할 것인가..

일하다 말고 옷매장으로 뛰어 나갔다.

여러 대형 매장을 돌고 있는 중에 갑자기 나에게

분홍색 롱 원피스로 다시 변경사항이 왔다.

 

흰색보다는 분홍색이 더 구하기 쉬웠다.

홈원피스 하나가 키 작은 나에게는 거의 롱에 가까워서

망설이지 않고 사들었다.

 

형부께서 도라지 이삭을 주웠다고

비료포대 한 포대 흙이 잔뜩 붙어있는 도라지를 내려 주신다.

  

이 추위에 들녘에 나가 이삭 주워 오신 것도 고마워서

신문을 넓게 펴 놓고 쭈그리고 앉아 도라지 손질을 시작했다.

 

3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겨우 한 바구니다.

하얗게 볶아 세 통으로 나눠 한 통은 내가 먹고 두통은 나눔 하였다.

도라지 향이 짙고 좋았다.

 

23.12.01/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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