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서울 손님 본문
둘이서 복숭아 따고 선별하고 포장하고..
몸이 두 개였으면
손이 네 개였어도 바쁠 시간에
서울 손님들이 몰려왔다.
단 세 식구가 왔을 뿐이다. 라 했으면 좋겠지만
그 순간 내게는 30명의 방해꾼 같은 느낌이었다.
어미가 평소 좋아하는 돈가스와
땀 많이 흘리는 아비가 좋아할 만한 냉우동
그리고 자신들이 먹을 김밥까지 함께 펼쳐 놓는 자리를 마련해 주려
나는 선별 중 늘여놓은 복숭아들을 비워줘야 했다.
복숭아 선별 작업대는 순식간에 가족이 둘러앉는 식탁이 되었고
손녀는 그 식탁 위 가장 안전한 위치에
쓸고 닦고 덜렁 올려 앉혔는데
봄날 이 밭에 핀 복사꽃이 이 보다 더 고울까 싶었다.
- 중간 내용 삭제 -
꽃 같이 고운이들이 빠르게 사라지는 뒷모습
꿈인 듯... 보내기 아쉬운 내 마음
뒤늦게 사진 몇 장으로 기록을 남겼다.
그린이 : 손녀
제목 : 가슴에 사랑을 품고 복숭아 따는 할아버지
그린 장소 : 복숭아밭에서
날짜 23.8.15일 오후
23.08.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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