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수경재배 물갈이 본문
장거리로 랑님 병원 다니느라
사랑에서 멀어지고 물갈이가 늦춰졌나 보다
어느 날 거북 알로카시아가
까만 알뿌리만 남아 죽은 듯 보였다.
조심 조심 알뿌리 씻어
우리 집에서는 용도가 맞지 않아 천대받는 소맥잔에 담가
햇살 잘 드는 창 앞에 놓아두고
아침저녁 관심 주었더니
일주일 만에 다시 뿌리내리고 새순 올리고 했다.
7월 23일 아침
기특하고 이뻐서 기념 촬영 한컷 담아 놓고~
다시 또 물 갈아 주고
새순 올렸던 자리에 그대로 놓아주었다.
그리고 정확히 3일 뒤 ~
7월 26일 아침
드디어 잎이 펴진다.
또 물갈이하여 기존에 있던 자리에 놓아주었는데
아마도 그 자리가 거북알로카시아가 다시 기운차리기에
적합하게 햇살 드는 자리 같아 위치를 옮겨주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그러니까 보름이 지나왔다.
그동안 복숭아 수확 하느라 눈길 한번 못 줬는데
길게 줄기를 올려 키가 쑥 길어졌음이 보인다.
잎에도 선명한 빛이 감돌아 건강하다.
부활을 축하하며 고맙다.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소맥잔에서 키 높은 와인잔으로 옮겨
주변 식물들 키 보다 좀 높이 2층처럼 올려 주었다.
주황색이 감도는 키 높은 와인잔에 올려줬다는 것은
학의 머리처럼 곧추세운 긴 목이 어여뻐서
나름 상을 준다는 느낌이고자 한다.
이만하면 잎 꽂이 한 산세베리아도
이제 뿌리내리고 새순 올리기 성공했다
새 생명 탄생 같아 뿌듯하다.
지난겨울 곤지암 펜션에서 손녀에게 생일선물 받은 카틀레아
한 달간 노란 꽃이 펴 있어 나를 행복하게 했었던 추억이 진하다.
꽃지고 지금까지 꽃 없이 있다가
드디어 오늘 아침 물 주며 살펴보니
꽃이 맺혔음을 발견 ~~
손녀와 영상 통화 시에 자랑해야겠다.
어제 비 내려 오늘 모처럼 과원 가는 일을 쉬어 보는 아침
늦잠자도 좋으련만 6시부터 나는 수경재배 식물들 물갈이하며
일일이 눈 맞춤하고 있다.
사람도 식물도 사랑 없이는 신성하게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지만
자칫 다 잃은 후에 깨닭게 될 때도 있으니..
내게 기댄 여린 식물들에
그동안 부족했을 아침 햇살 같은 눈길을 퍼부어 준다.
23.08.11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