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수해 안부 2 본문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고 있다고
하천 주변으로 나가지 말라는 안전문자가 연거푸 들어왔다.
호우경보와 안동댐 영주댐 임하댐의 수문을 열었다며
홍수 주의보까지...
밭으로 상황을 둘러보러 간 랑이님을
마음 조리며 기다리고 있다가
하천 가까이에서 과원을 하며 살고 있는 벗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
별일 없겠지 ...내 마음은 그러했지만
그래도 혹여 모르니 하천 수위를 유심히 관찰하며
주의하라는 말을 당부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친구의 대답은 뜻 밖이다.
밤새 안녕 할 뻔했단다
밤새 집 뒤란 쪽 산사태가 나며 휩쓸려 내려온 나무와 흙더미들이
하천을 매워 버렸고 순식간에 범람하여
길이 사라졌고 전신주들이 모두 누워 전기가 끊어졌고
농기계 창고와 그 속에 있던 농기계들이 사라졌으며
현제까지 사과나무와 복숭아나무가 몇 그루 쓰러졌는지 알 수가 없고
하우스가 잠기고.. 지금 저장고까지 위험하다고...
듣고 있는 동안 어안이 벙벙하고 핑 ~눈물이 고이고..
마음이 아리고 쓰리고 속상하고...
나는 상황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내 발이 저절로 동동 굴러지니..
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안 났다.
내가 이러한데 당사자들은 어떨까...
먹먹한 가슴 진정 시키고
친구에게 내가 지금 무엇을 도와줄까? 물었다.
친구는 자신도 쏟아지는 비와
춤을 추며 하천을 넘어 과원으로 쓸려 들어오는 흙탕물
그리고 떠내려와서 사과나무에 걸쳐지는 소나무들만 보며
그저 억장이 무너 질뿐
달리 아무 일도 할 수 있는게 없다 했다.
난데없이 섬에 고립된 듯하다고..
꿈인가 현실인가... 싶다는 친구는 한숨을 크게 쉬었다.
내가 전화기를 더 들고 있으면
네 전화기 충전이 소모될 것이고 그럼 너는 군청이나 한전등에서 오는
긴급 전화 소통도 어렵게 될 터이니
전기가 끊어져서 언제 다시 폰을 충전할 수 있을지 기약도 못하니까
지금은 통화를 이만 끊어야 너를 돕는 일 되겠다. 하고서
친구의 하소연 더 듣고 있지 못하고 통화를 끊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문자를 넣었다.
하늘이 하는 일...
또 다른 무언가를 우리는 체험하게 되는가 보다..
그것이 지금보다 더 이상 나쁜 과정이 아니기를 기도해 본다.
많이 놀라고 당황스럽겠지만
너희 부부 다치지 않은 것으로 감사하자
힘내고!!
내가 도울 일 있으면 꼭 연락해 주고..!!
to : 위 세장의 사진은 친구가 오늘 아침(7/16)에
이제 좀 잠잠해 졌다고 동영상과 함께 보내준 사진입니다.
23.07.15/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