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덮어둔 일기장 본문
버선목 뒤집어 놓아도 좋을
벗처럼 의지하며
농에 실 풀려 나오듯 줄줄 새어 나온 사연들
페이지마다 또박또박 정갈하게 가둬두고
세월 저편 덮어둔 일기장 속에 방치된
지금은 누렇게 변색된 넋두리들
어느 날 어금니를 앙다물고 적어 내렸던 다짐까지
이제는 잊어도 좋을 전설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왠지 문득 그리움 되어 열어보니
우연히 찾아간 한여름밤의 냇가에서 반딧불 만난 듯하다.
그 후 일기장 마저 덮어두고
내가 내 안에 갇혀 입 다물고 살아온 날들 속에
무수히 많은 내면의 언어들은
어디로 어떻게 소멸시켜 왔을까..
키재기 하듯 접시꽃 높게 선 간이역 즘에
비상 하차 했던 순간의 선택.
목적지를 포기한 바람 같이 향한 내 걸음의 방향은...
아직까지도 흐늘흐늘 떠돌고 있을 뿐이다.
다시금 일기장 속으로 들어가 볼까
단비에 물꼬 트인 물줄기처럼 흘러가 볼까
23.06.30일 밤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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