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매구 같은 어미 본문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과원 일이 하늘만 올려다보며 미뤄지고 있습니다
새벽마다 밭에 오르던 시간이면
밭에 오르지 않아도 같은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게 되네요.
속눈썹 파마 셀프 도구를 사놓고
일에 치여 미뤄왔었는데
이 아침은 기어코 한번 시도해 봐야겠기에
잠자는 작은딸을 평소보다 일찍 깨워 놓고
속눈썹 파마해 줄게 했습니다 ㅎ
처음 도전인데 실수할 것이 뻔하건만
매구 같은 어미를 이기지 못함을 알고 있는 작은딸이
대꾸 없이 눈을 내어 주네요.
저에게만큼은 한량없이 너른 마음을 내어주니
늘 고마움입니다.
수능 본 다음 날 데리고 나가서
화장품 세트로 사 주며 사용법을 알려 주었고
속눈썹 연장도 사놓고 몇 번 해 주고 했었네요.
그녀의 눈썹도 제가 고등학생부터 다듬어 주었습니다. 만
워낙에 꾸미는 거와 상관없이 지내는 딸은
무얼 해 줘도 무덤덤 하니 큰 반응이 없습니다.
어미는 작은딸의 그런 모습이 불만입니다.
남의 집 딸들은 딸이 어미를 꾸며주고 한다는데
넌 어째서 아가씨가 자신 얼굴 마사지 한 번 안 하고
헤어스타일 고민 한번 안 하냐고...
똑같은 잔소리는 언제나 저의 몫이지요.
하지만 타고난 성격인 듯 소용없습니다.
주변 어르신들 말씀을 빌려 오자면
외모도 성격도 성품도 딱 부잣집 맏며느리 감이라 합니다.
어쩌면 어미 닮아 매구 같지 않아 다행일런지는 몰라도
요즘 부잣집 맏며느리감 이런 성격
저의 소견으로는 참 재미없다 싶거든요.
그러니 꾸미기 좋아하는 어미는
이런 작은딸을 그냥 두지 않고
오늘 아침 또 하나의 도전을 하였지요.
처음이라 사용설명서 읽으며 차분하게 해 줘 봤지만
ㅠㅠ
웬일입니까?
설명서와 너무도 다른 현실에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ㅎㅎ
처음 도전 실패
다시 설명서 완독을 하고 도전했건만 또 실패
검색창에 시술 블로그 열어 두고
그대로 따라 해 보아도 세 번째 실패
마지막으로 유튜브 열어 두고 동영상 다시 확인 후
작은딸과 의견을 나눈 후에 문제점 찾아 꼼꼼히 따라 했더니
그때서야 대충 성공했습니다.
한쪽 눈 하는데 한 시간 이상 훌쩍 지났네요.
이제는 출근 준비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결국 한쪽 눈만 속눈썹 파마 된 눈으로
딸은 출근하여 지금 자기 자리에 있습니다. ㅎㅎㅎ
자신은 자신의 눈이 안보이니 다행이지만
작은딸이 거울 앞에 설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불만이 새어 나올까 봐
저의 마음이 조마조마 해집니다.ㅎㅎ
한편 실실 웃음도 세어 나오네요 ㅎㅎㅎㅎ
퇴근 후에 반대쪽 눈 또 해주겠노라 했더니
그저 웃어 주네요.
어미의 미안해하는 마음을 읽고 있지 싶습니다.
22.05.28/아침
퇴근 후 왼쪽 눈은 쉽게 성공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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