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생일날에 본문
요즘 남편은 어떤 모임 행사일로 무척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여 내 생일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 같더군요.
자다 깨어 거실에 나와보니
식탁 위에 색색의 풍선들이 놓여 있네요.
지난밤 피곤하여 내가 좀 일찍 잠들기는 했지만
이런 이벤트 준비를 해 준 남편과 딸에게 고마움이 무척 컸습니다.

생일날 아침
나보다 일찍 일어난 남편께 풍선을 이렇게 예쁘게 꾸며 주다니
고맙다는 인사를 아주 흐뭇하게 건넸습니다.
그런데 표정이 의아하게 변하는 남편이 주는 말은
오늘 오전 외부 행사장 갈 때 들고 갈 풍선이지
마누라 생일 위해 준비한 풍선이 아니라 합니다.
어이없었지만 그래도 눈도장은 내가 먼저 찍었으니
그것으로 받아야 할 몫의 행복을 다 느꼈노라 말하고
서운한 마음 없이 돌아섰습니다.
해마다 남편이 끓여주던 미역국조차 올해는 없네요..
작은딸도 나에게 아빠 풍선 다발 만드는 거 도와드린다고
내 미역국 못 끓였노라고 미안하다 말했지만
거기까지도 나는 서운하지는 않았습니다.
오전 9시까지 평소처럼 정상 출근 했습니다.
오전 10시경
외출했던 남편손에 화사하게 꽃다발이 들려 왔습니다.
내가 얼쑤 좋아라 다가가서 받아 안으려는데
남편은 꽃다발을 급히 뒤로 돌리며
이 꽃도 자신이 참석하는 행사장 들고 갈 몫이라 합니다 ㅠ
그 순간에 제가 새초롬 하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같은 날 꽃집에 갔었으면
빨간 장미 한 송이라도 내 몫을 사다 주지... 섭섭하네요.
내 이런 투정조차 귀에 들리지 않는 것인지
마음에 없으니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느낌도 없는 사람 모양으로
꽃다발 들고 떡방앗간 쪽으로 나가 버리네요.

친정남매들이 오늘 저녁 내 생일 파티를 위해
어느 식당에서 모일까 물어 옵니다.
행사일로 바쁜 남편이 어느 시간에 오는지 몰라
시간 약속을 못하겠노라고
퇴근 후 우리 집으로 모이라 했습니다.
그후 손님 없는 짬짬이 시간에
미역국을 끓였고
늙은 호박도 하나 깎아 채 썰고 단맛 높은 부침을 만들었지요.
양미리 조림도 했습니다.
쌈배추 도톰한 겉잎 데쳐 채 썰어 무침을 만들었고
사과와 배를 갈아 넣은 갈비찜 양념을 했습니다.
내가 잡채는 맛나게 못하지만
고기 양념은 먹을만하게 잘하는 편입니다.
나머지는 집 냉장고 속 밑반찬으로 대치하면 될 것 같았는데
바쁜 내 일상을 걱정하는 언니가 과메기를 사 왔고
작은딸이 생굴회를 준비해 주네요.
하여 또 한상 가득 상치림이 되었습니다.

김장을 같이 했던 세 가정 김치 맛은 집집마다 똑같아
오늘 저녁 복잡한 상차림에 접시 담지 않기로 했지요.
상차림 하는 동안 조카가 주방에 서 줍니다.
갈비 굽는 일을 알아서 해 주겠다 하네요.
이제는 마냥 어린 조카들이 아니니
자진해서 도와준다는 마음에 든든함을 느낍니다.
고맙다는 표현을 "덕분에 고기맛이 일품 되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네요.

좁은 집에 살 때
내가 넓은 집으로 이사 가면 이렇게 모두 내 집으로 초대해
시끌벅적한 식사를 자주 하고 싶었으므로
전혀 힘듦 모르고 내 생일 상차림도 스스로 하고
다 같이 행복한 식사를 나누어 좋았습니다.

언니가 갈비 맛이 양념 잘되어 좋다고 말해줍니다.
내가 과메기 맛이 일품이라고 푸짐해서 행복하다 말을 했고요.
올케는 딸이 준비한 굴 초장 무침이 효라는 양념 추가되어 맛나다 하니
서로의 칭찬 릴레이가 몇 가지 더 화기애애 이어졌습니다.
상차림 비워진 식탁에서
축하곡 불러주고
케이크 자르고 나누며 부른 배를 두드려야 했지요.
이웃에 사는 남매들과 이러고 살지요 모...
부모님 살아생전 바램처럼 서로 돕고
사랑하는 일에 협력하며
이 모두 당신 덕분입니다...!! 하면서...
25.12.12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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