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달콤한 선물 본문
작업대에 붙박이처럼 붙어 서 서 일해야 했던 주말 오후
초등 1.2 학년 즘 되어 보이는 여아 한 명과
유치원생 즘 되어 보이는 남아 한 명이
가게 앞에서 귀웃귀웃하더니
등 뒤에 엄마를 세워 내 앞으로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인사를 나누며 얼굴을 보니
아기들 엄마는 가끔 찾아오시는 내 가게 고객님이시다.
아가들 엄마는 목례로 내게 인사를 하며
이어서 딸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여아는 엄마 한번 나 한번 번갈아 보며
수줍게 미소 헤죽~ 하더니 잠깐 쑥스러움을 표현한다.
그리고 이어서 까치발로 두 팔을 세워
작은 상자 하나를 내게 밀어주는데
엉겁결에 받아 들며
이게 뭐니? 물었고
"드세요 ~" 하는 말투는 아침 햇살에
고운 입을 열어주는 꽃망울처럼 탱그리 여렸다.
뭘까? 하고 뚜껑을 열어보니
"어머나 어쩜 ~~~~~" 내가 몹시 당황하며
"네가 만들었니 ? 나를 주는 게야?"라고 물었고
그 여아는 "네 ~"라고 짧고 명확하게 답하고는
가게 밖으로 엄마 손을 끌고 다급히 도망치듯 나갔다.
뒤이어 따라 나가는 남아에게
"누나에게 내가 잘 먹겠다고 전해줘 ~"라고 했는데
내 말을 듣고 그대로 전했을지 의문이다.
얼떨결에 이유도 모르고 받아 든 달콤한 선물 ~
피로하던 시간에 내 영과 육을 정화시켜 주는
행복 바이러스가 되었는데
눈빛이 똘똘하던 그 여아는
내게 과자 담아 온 빈통을 받으러 올까? 라는 기다림을 준다.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오면 나는 무엇을 담아 건네줄까?라는 생각으로
입가에 히죽히죽 수시로 웃음이 새고 있다.
25.05.17일 /오후 5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