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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비 예보 잡고 새벽밭 돌아보기 본문

♣ 새벽농원

비 예보 잡고 새벽밭 돌아보기

블로섬 2022. 6. 30. 07:38

지난밤 양반네 도포자락 젖지 않을 만큼의 비가 내렸다.

짧게 그치기는 했지만
한동안 창문이 흔들리기도 했으므로
비 그친 새벽에 밭작물의 안녕을 돌아보러 밭으로 올랐다.



작물들이 샤워를 깨끗이 했다.
밭고랑의 흙들이 촉촉하다.

그 덕에
참깨 꽃이 피기 시작한다.

벌써 참깨 꽃에서
고소한 참기름 향기가 뿜 뿜 났다.


오이꽃도 폈다.
샛노란 색에서 상큼한 오이냉국 맛을 느낀다.

콩국수 고명 올리고 싶은데
따기에 너무 작다.


그동안 가뭄을 생각하면
열매 크기가 느리다는 불만
욕심이 과하다.

이게 어딘가...!!
열매는 작고 감사는 크다.!!

작은 딸이 먹고프다 하던 콩국수는
오이가 좀 더 커지는 다음 날로...


고추꽃을 찾는다.
더위에 꽃들이 사라져 가더니
어제 내린 비가 다시 꽃들 피우러 준비 중이다.

해 뜨면 고추꽃도 피겠다.
내 바램만큼 많이 맺혔으니
골골이 하얗게 하얗게 피겠다.

어설픈 농사꾼 눈에도
이제 이 정도는 보인다. 생각하니
나는 내가 대견타.


아침 찬으로 팟팟한 고추를 한 줌 땄다.

둘이서 창고 앞에 마주 앉아 아침을 먹었다.
찰밥 찬으로 오디 고추장 섞은 양념장에
고추 찍어 아삭아삭!!

이 맛이 진수성찬 부럽잖다.


비가 이렇게도 내리기 싫은가...
아주 가느다란 빗방울도 몇 번이나 멈췄다 뿌렸다 한다.

자두는 한 방울도 놓치지 않고
다디달게 받아먹고 있었다.

많이 먹고 굵직굵직 크거라. 속삭였는데
알아 들었다는 듯
내게 백만 불짜리 미소로 화답한다.


내가 자두나무 도장지 자르며 다닐 때
복숭아 밭에서 예초기 소리가 오랫동안 요란하더니
복숭아나무 아래 키 높은 망촛대가 사라졌다.

복합비료 50kg 복숭아 자두나무 아래로 뿌려준다.
오후에 비 내리면 저절로 녹아질 거란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빗방울이 굵어졌다.

카톡으로 친구네 과원 소식이 온다.
지난밤에 우박 쏟아져 과실 80% 손실을 봤단다.

대농을 짓는 친구의 억장 무너지는 한숨이 고스란히 느껴져
내 숨도 턱 멈추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떤 말로 위로해야 하나...
무슨 말이 도움 될까...
위로 한마디 적지 못하고 내 눈에 눈물이 어린다.

친구네 우박 소식을 들은 랑이님도
할 말 잊고 조용하다.

22.06.29/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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