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가을 도착 본문
신장 통증이 며칠 가라앉지 않아
급하게 짬내어 대구 신장내과를 다녀왔다.
진료부터 받고
산책 삼아 서문시장에 들러 칼국수 한 그릇을 사 먹고
해 질 녘 가게로 돌아와 보니 땡감 한 박스가 도착해 있다.
의사 선생님 나에게 쉬어야 한다고 하셨지만
힘들게 농사지어 보내주신 정성과 마음을 생각하면
쉬어야 한다는 핑계로 미룰 수 없어
퇴근 후 티브이 앞에 앉아 땡감 한 박스를 모두 깎았다.
마지막 감까지 깎아 베란다에 매달고 시간 확인하니
새로운 날 한시 30분 넘어있다.
감 깎은 설거지 미뤄두고
손만 씻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눈뜨고 누워 베란다 내다보니
지난밤의 내 수고롭던 흔적이 어여쁘다.
커튼 달기 전에 꾸들꾸들 마르기를 기다려 본다.
산속에 우두커니 선 이 아파트는
요즘 아침마다 안개가 몹시 짙다.
이 시간 멀리서 이 아파트를 보면 운무 속에 어렴풋 서 있지 싶다.
오늘 아침도 그러했다.
24.10.11/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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