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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블로섬

원주 오크벨리 소나타 오브라이트 추억 본문

♣ 고운행복

원주 오크벨리 소나타 오브라이트 추억

블로섬 2022. 7. 24. 12:39



오크밸리 숙소에 짐 내리고
묵은지 돼지 목살 찜을 만들어 다 같이 먹은 후
저녁 8시부터 시작한다는 소나타 오브 라이트 관람하러

단체로 이동했다.


조카 내외 초등학생 종손녀 둘
큰딸 내외와  다섯살 손녀
우리 셋

입장료가 얼마인지 나는 모른다.
큰딸이 인터넷에서 미리 예매하고 왔으므로
그냥 줄 서 입장만 하면 되었는데
입장료가 얼마냐? 물었더니 나에게 마음 쓰지 말고
즐기라 했다.

손녀와 소풍은 어디를 가나 행복 가득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곳을 간다 한들
내 눈에는 손녀의 움직임
손녀의 속삭임보다 더 아름 다울 수는 없다.

오솔길 오르며 내가 손녀에게
"할머니 손 잡고 걸을까?" 했더니
내 손을 착 잡아 주던 손녀가 나에게 말하기를
"할머니 내가 많이 보고 싶었지요?"라고 물어 왔다.
그럼 아주 많이 보고 싶었단다. 답했더니

자신도 내가 무척 많이 보고 싶었다고..
그래서 꼭 참고 오늘을 기다렸단다.

5살이 꼬옥 참아야 하는 일이 외할미 기다리는 것 외에

몇 가지가 더 있을까?


손녀의 이런 깜찍한 재롱 때문에
나는 손녀 사랑에 꽉 잡혀 행복 지수 높이고 있지 싶다. ㅎㅎ

손녀의 손을 잡고 오르막을 거의 다 올랐을 때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땐 그 빗방울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었고
이러다 잠시 후면 멈추겠지.. 내 바람이 그랬을 뿐


3D 라이팅쇼가 시작하는 곳에 닿았을 때부터는
머리가 젖을 만큼 비가 내렸고

그래도 그 구경을 더 해 보려 지키고 섰다가 

급기야 어깨를 타고 빗물이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구간마다 눈앞에 황홀한 빛의 공연은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는데
그 수준급 공연을 즐기러 갔으니 놓치고 싶지 않음은 당연 했으나
어쩔 수 없이 그만 보고 서둘러 하산하자며

내가 아이들에게 제촉했다.

빗줄기는 점점 커지다가 빠르게 쏟아지는 것이

이런 비는 쉽게 그칠 느낌이 아니여서

능선길에서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야 했다. 

 

급기야.. 나무 계단을 내려올 때
발 밑이 실개천을 걷는 듯 신발까지 물에 잠기며 미끌거렸다.

혹여나 밤에 산속 기온이 낮으면

내가 추위를 느낄까 비상으로 들고 갔던 얇은 겉옷 하나.

그 옷이 비가 스며들지 않는 방수천이라 천만다행이었다. 

그 옷을 손녀에게 건네주었고
사위는 나의 겉옷을 덮어 씌운 손녀를 품에 안고

끝까지 하산해 줬는데 그 겉옷 하나를 챙겨 갔음이 얼마나 잘한 것인지..

한 손으로 들어야 하는 우산보다 요긴했었다.

종손녀 둘은 초등생이라
우리와 그 비를 다 맞으며 같이 걸어야 했는데
내가 안스러 자꾸 돌아보아도 아무런 투정 없이
차분하게 조카 내외의 안전 주의를 잘 따라 주었다.

 

그 밤 그럼에도 몇 컷 담아온 사진들을 이곳에 올려 본다.

 

 

 

우리가 입장할 때 우리 앞으로 뒤로 줄이 길었었는데
입장 후 10분도 안된 시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었고

 

비를 옴팡 맞으며 우리 앞으로 뒤로 함께 걷듯 뛰는 사람들도

여전히 길게 줄 서듯 많았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가 다 빠져나올 동안
안전 요원 한 명 없고
조심하라는 안전 방송조차 한번 안 하는지.....

 

이 글을 여기까지 적어 놓고 검색해보니 

입장료가 무려 .....대인 20.000원

                            15개월 이상 어린이들 15.000원 이란다.

 

그럼 우리 일행 7명의 대인 14만원

                        3명의 소인 45.000원

합하여 185.000원 지불했다는 샘이 되는데... 

 

굳이 비가 아니더라도

야간 입장 산길에 안전 요원 한 명이 없다니...


어린아이들 미끄러져 다칠까 걱정하며 많이 긴장했었지만 
그 또한 모두 안전하게 내려왔으므로 쉽게 잊히기는 했다.

하지만 그날 원주 여행을 추억할 때마다

그 밤에 불안했던 마음은 이사진들 볼 때마다 분명 생각날 것이다.

 

오래전 옛이야기 이긴하지만

나는 두타산 산행 중에 비를 만났고 비가 내리는 산길을 하산하다 미끄러져

바위에 무릎을 찧고 다쳐 몇년을 고생하다

끝내 수술까지 했어야 했던 일이 있었다.

그 날 산 아랫쪽 계곡은 물이 불어나 건너야 하는 길이 물에 잠겼는데

그 곳을 지키고 있던 구조대원들 도움으로 

허리에 끈 묶고 안전하게 빠져나왔던 아찔했던 순간이 있어

어쩌면 그 기억 때문에 이번 원주에서 더 불안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밤이었고 높은 산은 아니어도 어쨌거나 산길이었고

간간이 자갈 박힌 비포장 있는 구간도 짧지는 않닸다 싶기도 한데

그런 길에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고 있다면


그 비싼 입장료 받고 사람들을 입장시켰으니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았었다고

더 잊히기 전에 여기에 메모 남겨 본다.

낮에는 소금산 출렁다리에서 땀범벅이 되고
밤에는 소나타 오브 라이트 구경을 갔다가

비 범벅이 되었던 원주 여행...

그래도 마음껏 누려보지 못했던 아쉬움 커서
가을에 또 한 번 다녀오리라 계획하게 된다.

다녀온 날 : 22.07.16/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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