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블로섬
남 보다 못한 본문
그렇게 돈 벌어 다 뭐하려노?
내게 들어온 6.5kg 10개 특품 배 선물을
내가 먹지 않고 내게 추석 인사 다녀가는 인편으로
저도 추석 선물이랍시고 전해 달라 보내었습니다.
흠도 하나 없고 오래 두고 드셔도 되겠구나 라는 마음에
다른 선물 생각지도 않고 보내 드리고자 했지요.
저야 과원에 배 나무가 여러그루 있어
아직 여물지는 않아 지금 당장은 없더라도
곧 수확 할 것이고 ...하여
배만 보내려다가 짜 놓은 자두즙이 보여
노년에 골다공증에 좋다는 저 자두즙도 한 상자 더 보내드리자 싶어서
자두즙도 같이 배와 함께 실었습니다.
복숭아 통조림도 하나 더 하며 싣고 돌아서서
거기서 그쳐야 했는데...
정과는 다 팔고 없는
마른 흠과 담긴 복숭아 바구니 속에서
깨끗한 흠 한 20개 골라
치아도 좋지 않을 텐데 물렁한 복숭아라도... 하며
함께 보냈지요.
살아오며 내 삶의 굽이굽이 철철이
내가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어
어떨 때 생각하면 남보다 못하다 싶어
아무것도 안 보낸 들 뭐라 하시겠나요.. 마는
그래도 혈육이라...
이제까지 마음에 가득하던 원망은 옛이야기로 묻고서
같이 늙어가며 남은 날들 티클같으나마 정 나누고 싶은 마음에....
땅콩 농사 지을 때는 땅콩이 갔고
감자 농사 지을때는 감자가 갔고.... 등등...
지난해까지는 복숭아도 한 박스 택배로 보내 드리고 했었는데
올해는 어찌나 바쁜지..
주문받은 복숭아들 날마다 보내기도 벅차서 미루다 보니
복숭아 끝나도록 한 상자도 못 보내 아쉬웠는데
택배도 끝났고 ,, 그나마
내 마음 위로되려고 인편으로 보냈으니
고맙다는 둥 그런 답은 기대도 안 했었습니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그런 답을 들어 본 기억도 물론 없었고요.
택배를 받으면 받았다는 말도 없지만
그래도 또 똑 같이 무심 할 수가 없어서...
그런데 웬일입니까
보내고 4일 후 전화가 왔습니다.
첫마디가 다 썩은 복숭아 보고 기겁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그렇게 돈 벌어 다 뭐하려노?" 합니다.
냉랭한 기온이 내 마음을 한 순간에 석고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상대는 농담처럼 웃음 섞어서 말했지만
저는 딱 멈췄네요.
나를 모르는 남들은 내게 그런 말 해도 됩니다.
다 내 건강을 위해서 과하게 일하지 말라는 걱정 담긴 말씀들이겠지요.
하지만 내가 지금 왜 이렇게까지 과하게 일하며 지내야 하는지
알아도 되는 분이 모르는 척하는 것에
서운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빌려간 내 돈이나 갚아 주시면
내가 이 일을 덜 하고 살 수 있을 텐데요!!!"
하마터면 세월 뒷칸으로 감춘 모질게 참아낸 인내
마중물 처럼 끓어 올려 이 말을 뱉을 뻔했습니다.
그래요 수십 년 전에 빌려간 내 돈 따위
갚을 분이나 받아야 하는 나나 서로 잊어버렸다 할지라도
더 어려운 때 일어서려 발버둥치며
남을 돕고자 좋은 마음으로 보증 섰다 내 집에 가전제품들 몽땅 실려 나갔던 날에는
아는 척하고 위로 한마디라도 주셨더라면
지금에 와서 " 그렇게 돈 벌어 다 뭐하려노?" 이 한마디가
서운하게 들리지는 않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어쨌거나 웃음 섞어 주신 " 그렇게 돈 벌어 다 뭐하려노?...." 이 말씀에
마른 침 한번 꿀꺽 삼킨 저의 답은 이랬습니다.
"곧 가까운 미래에 내 명의로 된 빌딩 올린 날 소 잡을 테니
그 잔치에 다녀 가실 준비하세요~ "
그리고.. 싸늘하게 한마디 더 붙였습니다.
" 내가 지금이라도 돈 빌리려 가면 내게 돈 빌려 주실 건가요? 그럼 여기서
일을 멈춰 보겠습니다."
..........
그냥 수고했다. 고맙다 잘 먹을게 는 안 하시더라도
복숭아는 상한 것이 왔더라 마는
귀한 자두즙에 복숭아 통조림까지 ...배도 크고 좋더구나.... 하셨더라면
서로 명절 덕담이나 하며..... 가벼이 넘어갔을 일을...
남보다 못한
그러나 남 보듯 하지 못하는...
남들 앞에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아픈 속살
오늘은 과감하게 드러내 보네요.
이 글이 내 상처를 아물게 하는 약이 되길 바라며
나는 절대로 남에게 상처 되는 말 쉽게 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를 다짐 하며!!
22.09.15일